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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술고래에 대한 이야기다. 책에 나오는 그대로 인용하겠다.
다음 별에는 술고래가 살고 있었다. 어린왕자는 이 술고래를 잠깐 동안 만났지만 무척 실망했다.
“당신 거기서 뭘 하세요?” 어린왕자는 술고래에게 물었다. 술고래는 빈 병과 술이 가득 찬 병들을 앞에 수북히 늘어놓고 말없이 앉아 있었다. “술을 마시고 있지.” 술고래는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왜 술을 마시지요?” 어린왕자가 물었다. “잊어버리려고 그러는 거야.” 술고래가 대답했다. “무얼 잊으려고요?” 어린왕자가 그에게 딱한 생각이 들어서 물었다. “부끄러운 걸 잊는 거야.” 술고래가 사형대에 서 있는 것처럼 고백했다.
“무엇이 부끄러워요?” 어린왕자가 그를 도와주고 싶어 자세히 물었다. “술을 마시는 것이 부끄러워서.” 술고래는 이 말을 끝으로 하고는 영 말이 없었다.
그래서 어린왕자는 어리둥절해 있다가 그곳을 떠났다. “어른들이란 정말 알 수가 없군.” 이렇게 생각하면서 여행을 계속했다.
내가 이해하는 방식으로 위 이야기에 한 마디만 코멘트를 한다면 이렇다. 사람은 허무한 삶을 극복하기 위해서 허무한 일에 매달린다. 악순환이다.
빵강코 고주망태 아저씨가 등장하는군요.
그런데,
많이 불쌍한 아저씨네요.
부끄럽다면서, 왜 그 부끄러운 일을 멈추지 않을까요?
연약한 피조물의 한계를 보는 것 같고,
그래서 동병상련의 마음이 찡하게 오는지도요.
하옇든.. 짠한 마음입니다.
늘 반복되는 우리의 한계상황,
벗어나고자 해도해도 반복되는 악순환,
그러니 우리의 코는 계속 더 빵강코가 되어가겠지요.
그래서..
우리의 기도가
주님, 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
여야 한다는 목사님의 말씀이
참으로 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