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식물

조회 수 3187 추천 수 0 2013.08.05 22:41:07

8월5일(월)

 

잠자는 식물

 

요즘 원당의 밤은 어둡다.

가로등의 숫자가 삼분의 일,

또는 사분의 일로 확 줄었다.

에너지 절약을 솔선수범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고추 등 식물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조치라고 한다.

식물들도 밤에는 자야한다.

잠을 못자면 수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나 싶겠지만

농부들에게서 직접 들은 말이니

믿어도 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어디선가 옛날에

그런 말을 듣거나 글을 읽은 것 같긴 하다.

하기야 좋은 음악도

식물의 성장에 양향을 끼친다고 하지 않나.

지금 우리는 그런 생명 원리와 반대로 살고 있다.

밤과 낮의 구분도 없다.

도시마다 밤이 너무 밝다.

쉼이 없다.

우리 모두 그렇게 한 뭉텅이로 굴러간다.

그런 삶을 문명이라고 한다.

돈만 되면 공장도 24시간을 돌린다.

노동자들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일한다.

밤도 낮 같이 살면서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게 죽는 길인지 모른다.

우리 원당에도 평소에는 가로등이 너무 많다.

내가 보기에 별로 필요도 없다.

방범 걱정도 없는 마을이다.

밤만 되면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없다.

적막강산이다.

요즘 어둠에 싸인 원당의 밤이 좋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049 진리의 예배, 요한복음 묵상(36) [1] 2013-06-10 3194
6048 하나님 나라(30) -신학의 역할 [2] 2010-06-08 3193
6047 지옥 불구덩이 2013-09-30 3192
6046 독생자의 영광(요 1:14), 요한복음 묵상(9) [2] 2013-04-30 3192
6045 팔복(11) [2] 2013-07-06 3191
» 잠자는 식물 2013-08-05 3187
6043 기차길 건널목에서 file [1] 2011-12-09 3186
6042 짐을 내려놓아야... [9] 2010-04-24 3185
6041 8월6일 예수의 체포(3) [5] 2009-08-05 3184
6040 하나님의 계시 [2] 2013-10-25 3182
6039 요한보다 앞선 자, 요한복음 묵상(14) 2013-05-12 3182
6038 7월27일- 죄 (1) [3] 2006-07-27 3182
6037 예수 어록(367) 요 16:15 무릇 아버지께 있는 것은 다 내 것이라 2020-07-04 3178
6036 4월14일 긴 옷 입은 자 [5] 2009-04-13 3177
6035 원당일기(22-2) 다시 집으로 [2] 2013-05-06 3172
6034 어린왕자(7), 2월18일(월) [4] 2013-02-18 3172
6033 신학책을 읽자! [10] 2010-12-30 3172
6032 서울대학교, 1월8일(화) [4] 2013-01-08 3169
6031 나비의 짝짓기 [5] 2013-08-28 3168
6030 이사 준비(1), 3월6일(수) [10] 2013-03-06 3168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