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짝짓기

조회 수 3169 추천 수 0 2013.08.28 23:36:26

8월28일(수)

 

나비의 짝짓기

 

오늘 오후 3시쯤 창문을 통해

펄럭이는 나비의 날갯짓이 흘깃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늘 보던 장면이라

또 한 마리의 나비가

뭔가를 찾아서 저렇게 날고 있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고 했다.

근데 그 나는 폼이 예사롭지 않아 다시 보니

똑같이 생긴 두 마리 나비였다.

한 마리가 방향을 밑으로 잡으면

다른 한 마리가 거의 순간적으로 그대로 따라 했다.

일정한 방향도, 높낮이도 없었다.

어느 쪽이 먼저 가고

어느 쪽이 따라가는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거의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변화라면 두 마리의 간격이

가까웠다 멀어졌다 할 뿐이었다.

가까워졌을 때는 한 마리처럼 보이는데,

멀어져 봤자 10센티 미만이었다.

도대체 저 녀석들이 뭐하는 걸까 생각했다.

형제들끼리 노는 건가?

노는 거 치고는 너무 격렬했고,

너무 오래 갔다.

구애의 순간인가?

마치 2인 피겨스케이팅을 타는 것처럼

우리 집 마당에서 춤을 췄다.

나는 한참 보고 있었지만

그들의 춤사위는 끝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같은 속도를 유지하며 점점 멀리,

그리고 점점 높이 올라갔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말이다.

그들의 짝짓기가 결국 성공했는지 알 길이 없으나

저런 열정으로 인해서

나비는 지구 안에 계속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는가.

혹시 모른다.

한 순간 낮잠의 꿈속에 다시 나타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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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여름비

2013.08.29 10:16:57

목사님 저는 엉뚱한 것 가지고 한참 찾아보고 궁금해하는데요. 과연 '댓글'이 맞는 표현인가, 목사님께서 사용하시는 '대글'이 맞는 표현인가,입니다.ㅎ 아직도 뭐가 맞는 표현인지 못찾았습니다. 'ㅅ'을 덧붙여도 된다는 예외사항에 '댓글'이 들어있질 않아요. 그러나(강조) 아마도 문법적으로는 '대글'이 맞지만, 사용빈도를 고려할 때 '댓글'이 표준어로 정착할 거라는 짐작을 해 봅니다.ㅎ
뭐라 표현하기 어렵던 여름이 가네요. 사진도 안 올리셨는데 아름다운 나비 한 쌍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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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8.29 11:09:22

대글과 댓글이라,
국민학교 시절 맞춤법 공부를 등한히 한 탓인지
제가 이런데서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저도 앞으로는 댓글이라고 표기해야겠네요.
사진 없이 한 쌍의 나비가 연상된다니
제가 글을 잘 썼군요. ㅎㅎ
아니지요.
여름비 님의 상상력이 섬세한 거겠지요.
오늘은 마지막 여름비가 온다고 하네요.
기다려야겠습니다.

[레벨:5]바우로

2013.09.05 22:06:13

나비의 춤을 보면 아름답습니다. 사실 나비의 겉모습은 아름답지만 그들의 삶은 고단합니다. 그럼에도 대를 이어 사는 것을 보면 강인한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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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9.05 23:11:06

바우로 님 말처럼 나비의 삶은 고단한 거 분명해요.
거의 모든 시간을 먹을 거 찾는데 보내더군요.
지금 원당 우리집은 나비 천국이에요.
종류도 많아요.
어떤 녀석은 박쥐처럼 생겼어요.
2013-09-05 14.24.04.jpg 
나비들의 나는 모습을 보면 황홀합니다.
근데 노랑나비는 찾기가 좀 힘드네요.
첨부

[레벨:5]바우로

2013.09.07 22:48:54

도감을 보니까 제비나비입니다. 어릴적에 산초나무와 황벽나무를 먹는답니다. 목사님이 올려주신 사진에 나온 제비나비의 날개짓이 매우 멋집니다. 정말 나비의 나는 모습을 보면 황홀해집니다. 대만흰나비, 배추흰나비, 호랑나비의 춤을 추는 듯한 날개짓을 보면 즐거워집니다. 귀여운 부전나비를 보았을 때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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