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18일 권위에 대한 논쟁(4)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 내게 대답하라.(11:30)
예수님이 되던진 질문은 요한의 세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 질문이 좀 엉뚱하게 들립니다. 요한의 세례와 예수님의 권위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이렇게 되묻는지요. 보기에 따라서 대답이 궁하니 질문을 피해보려는 요령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 질문에는 서로 물고 물리는 알력관계가 내재하고 있습니다. 세례 요한은 광야의 예언자입니다. 그는 철저하게 야인으로 살았습니다. 실제 삶의 형태만이 아니라 그의 영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성전과 회당을 중심으로 하는 이스라엘 주류 종교지도자들과 대척점에 서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요한은 예수님의 선구자 역할을 했습니다. 복음서는 요한을 메시아가 오기 전에 길을 닦게 될 예언자로 묘사했습니다.
그러나 요한이 무조건 예수님과 일치하는 건 아닙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중에서도 요한은,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그의 제자들은 예수 공동체와 일정한 부분에서 경쟁관계에 있었습니다. 예수 이후의 초기 기독교, 특히 이방 기독교에서 요한을 추종하던 세력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요한의 세례와 예수의 세례, 즉 성령의 세례가 대립했습니다. 시나브로 요한 파는 초기 기독교 안에서 세력을 잃었습니다.
예수님이 공생애 중에 요한에 대한 언급을 여러 번 하셨습니다. 복음서가 보도하고 있는 내용들은 어떤 사실적 근거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신앙고백적 차원에서 나온 기억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예수님의 생각이었는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소한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으며, 요한에게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해야겠다는 어떤 종교적 동기를 받은 것은 분명합니다. 예수님은 성전의 종교지도자들을 바로 그 요한의 권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하라고 압박한 것입니다.
본문 구절이 이 늦은밤에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