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7일 집사(2)

조회 수 2429 추천 수 4 2008.12.26 23:14:34
||0||02008년 12월27일 집사(2)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10:43)

한국교회의 직제 중에서 서리 집사와 안수 집사가 있습니다. 같은 집사인데도 서리 집사는 일 년 마다 재임명을 받아야 하며, 안수 집사는 특별한 사고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정년이 보장됩니다. 안수 집사를 항존직이라고 부릅니다.

안수 집사 제도가 교회에 정착한 자세한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상식적으로만 본다면 서리 집사로는 아까운 인물이지만 장로로 세우기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탓으로 그 제도가 생긴 게 아닐까 합니다. 아니면 장로는 전체 세례 교인의 숫자에 비례해서만 뽑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조건이 안 될 경우에 안수 집사로 교회의 일꾼을 보충하자는 생각인지도 모릅니다. 조금 비판적으로 본다면 서열을 세분화하면 평신도들 사이에 경쟁이 벌어져서 충성심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직제가 나름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생기긴 했겠지만 실제적으로 별 차이도 없는 직책인 집사를 서리와 안수로 구분했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안수 집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헌금으로 드리는 게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고 하는군요. 표면적으로는 자발적으로 드리는 모양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반강제적이라고 합니다. 어떤 분은 안수 집사로 선정되었지만 이런 관행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반납했다고 합니다.

한국교회가 이런 직제를 중심으로 한 교권으로 운용되는 데에는 그것을 목회의 차원에서 이용하는 목회자들만이 아니라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일반 신자들의 책임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일반 신자로 활동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 심정을 정확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신자들이 교회 직문에 왜 그렇게 매달리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 직은 식당에서 서빙 하는 일과 똑같은데 말입니다.

[레벨:10]유진

2008.12.27 10:46:03

전 얼마전 안수 집사 직분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와 오늘 말씀이 더 주의 깊게 읽어지더군요. ^^
저 또한 항존직이라 불리는 안수집사와 서리집사의 차이를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안수를 받으면서 이제는 어떤 교회를 섬기든 정말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낮은 종이 되어야겠구나 하는 결단은 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직분을 대가로 헌금을 강요하거나 무언의 압력을 넣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일부 신자들이 일정 금액을 걷어서 헌금을 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안해 하는 사람은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의 임직 받는 분들은 그냥 각자 알아서 감사헌금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안수집사 직분을 받고 보니까 제가 갑작스럽게 업그레이드 된 듯한 묘한 기분이 들고, 그런 명예감이 저도 모르게 제 어깨에 힘을 주게 하더군요. 식당에서 서빙하는 직분인데 말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게 꼭 필요한 말씀이었습니다. 섬기는 것을 직분의 존재이유로 알겠습니다.

pingdol

2008.12.27 14:06:33

'섬기다'라는 말이 요즘처럼 가볍게 쓰이는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방면에서 아주 흔하게 쓰입니다.
가볍게, 흔하다라는 말은 그만큼 의미 없이 쓰인다는 말 이기도 하지요.
특히 교회 안에서는 정말 섬기는(under-stand)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이
그 말이 쓰이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가끔씩 씁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찬양대로 섬긴다. 헌금위원, 안내위원으로 섬긴다.
구역장으로 섬긴다. 교사로 섬긴다......교회에서의 봉사를 모두 섬긴다는 말로
통일합니다.
그런데 목사로, 또는 전도사로 섬긴다는 말은 왜 안하는지요...?
교회의 지체는 교회에서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는 교인들이 모두 포함 되는거 아닌가요.

저는 세례교인 1만명 넘는 교회에 출석합니다.
직분으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 많습니다.
직분을 받기 위해서는 교회에서 정한 규정이 있기 때문이죠.
서리집사는 교회출석 3년, 주일 성수, 십일조라는 규정이 있고
권사, 안수집가가 되기 위해서는 수백만원의 헌금을 해야 합니다.
이런 것은 비단 우리 교회처럼 대형교회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고
교인 20,30명이 모이는 교회에서도 년수와 액수의 차이만 있을 뿐
근본적인 직분값(?)은 비슷합니다.

그런 교회에 왜 나가느냐고 묻지 마십시오.
수십군데의 교회를 다녀보았습니다.
샘터교회와 비슷한 교회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샘터교회를 나갈 처지는 못됩니다(너무 멀어요ㅜㅜ)

몇 년 째 전도사님이 물어봅니다.
직분 받으셔야하는데...
(십년 넘게 지금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헌금도 익명으로 하고 직분을 받기위한 규정상의 교육을 받지 않기 때문에)
직분 받을 만한 자격에 대한 기록이 없어 주지 못한다는 얘기죠.

직분이 대체 뭔가요.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굳이 교회내의 봉사를 해야 그 의미가 사는 것인가요.
교인들을 보면(교역자나 평신도나)
마치 교회 봉사에 의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규정되는 것 처럼
교회 봉사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율법시대에는 율법이 족쇄가 되었는데
진리가 자유를 선포한 후에는
직분과 교회 봉사가 짐이 되는군요.

자유하면 되지 않느냐구요?
저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교회도 계속 출석 하는 것이구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도 그럴 수 있을까요?
그들 나름대로의 신앙 형편대로겠지요.
문제는,
나의 자유신앙을 그들에게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도신경'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를 나눌 수 없는 교회.....
답답합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8.12.27 20:25:43

유진 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는,
솔직한 표현을 읽고
천성이 힘을 주는 분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안수 집사가 되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일만 남았군요.
그냥 기독교인이면 충분하겠지요.
교회 조직으로 어쩔 수 없는 직책이겠지만
그래도 christian이라는 명칭보다야 훨 못하겠지요.
서빙, 잘 해봅시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8.12.27 20:31:12

핑돌 님이
가장 슬기롭게 신앙생활을 하시는군요.
관행으로 내려오는 그런 직분(?)을 받지 않고
오직 기독교인 실존(christian being)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행복한 신앙생활이랍니다.
직분 받으셔야 하는데... 하는 전도시님의 말씀처럼
한국교회에서는 그런 관행으로부터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지요.
쉽지는 않아도 불가능한 건 아니니,
계속 그런 길을 가보십시오.
이런 점에서 한국교회에 조금 변하면
핑돌 님과 같은 분들고
편한 마음으로 성도의 코이노이아에 참여할 수 있을 텐데요.
주의 은총이.

[레벨:9]푸우

2008.12.28 15:21:36


핑돌님의 결정과 실행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 역시 1만명이상이 되는 교회에 수년간 다니면서 년말이 되면 구역담당 집사님께서 찾아와 말씀을 하셨지요. 내년도 집사 직분을 줄텐데... 헌금내력(무기명으로 할 때)이 없으니 몇번만 헌금에 이름좀 써서 내 달라구요. 일반 집사의 경우가 그렇고요... 안수집사 쯤 되려면 새벽기도, 수요예배, 주일예배, 저녁예배, 주간공동체모임참석 등 등에 대해서 매주 평가를 받습니다. 십일조는 당연이구요. (본인은 모르겠지만요) 그런 평가가 쌓여 쌓여 년말에 가서는 직분을 유지해도 될 사람인지 다음해에 떨어뜨려야 할지를 결정하곤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것을 뿌리치지 못하고 담당 집사님 얼굴을 봐서 년말쯤 몇번 헌금봉투에 이름을 써서 집사 직분을 유지하곤 했었습니다. 제게는 그게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요....
어찌되었든 현재 출석하는 교회에서 나올 상황이 되지 못하시는 분들은
그 속에서 지혜롭게 잘 대처해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핑돌님의 행동이 좋은 표본이 될 수 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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