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09년 1월1일 여리고에서

그들이 여리고에 이르렀더니 예수께서 제자들과 허다한 무리와 함께 여리고에서 나가실 때에 디매오의 아들인 맹인 거지 바디매오가 길가에 앉았다가(10:46)

신약성서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위 구절인 10:46절부터 13:37절까지의 본문이 예루살렘에서 행하신 예수님의 행적에 관한 보도라고 합니다. 14:1절 이후로는 십자가와 부활이 이어집니다. 결국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하는 예수님의 수난 설화가 전체 복음서의 삼분의 일 이상을 차지하는 셈입니다. 복음서의 중심이 바로 그것이라는 의미이겠지요.

막 10:46-52절은 예수님 일행이 예루살렘에 들어가기 전에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예루살렘 입성 바로 직전의 사건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볼 때 예수살렘에서의 행적에 포함됩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이런 문학비평이 복음서를 읽는데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복음서 기자들은 요즘 식으로 말하면 글쟁이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글쓰기의 목적에 맞는 글 구조를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성서의 문학비평은 바로 이런 구조에 대한 이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해를 통해서 본문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본문의 배경인 여리고는 여호수아를 중심으로 가나안을 정복해야 했던 이스라엘 민족이 가장 먼저 공격한 도시인 여리고와는 다릅니다. 이 여리고는 구약의 여리고 남서쪽에 자리한 종려나무의 도시인데, 해면보다 250m가 낮은 오아시스라고 합니다. 헤롯이 이곳에 겨울궁전을 건축한 결과로 생긴 도시입니다.

여리고 근처에서 예수님은 한 시각 장애인을 만났으며, 그의 장애를 치료했습니다. 시력을 찾은 이 사람은 예수님을 따랐다고 합니다. 물론 예루살렘으로 따라 간 것입니다. 여리고는 바로 예루살렘의 출발점입니다. 즉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우리가 그를 따라야 할 근본 이유라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