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2일 물음의 이중성

조회 수 1734 추천 수 3 2008.10.21 23:07:56
2008년 10월22일 물음의 이중성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나아와 그를 시험하여 묻되 사람이 아내를 버리는 것이 옳으니이까?(막 10:2)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와서 물었습니다. “사람이 아내를 버리는 것이 옳은가?” 아무런 전이해 없이 이 질문만 본다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아내를 버리는 게 옳을 리가 없지요. 이렇게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것은 여기에 어떤 속사연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우선 이 물음은 가이사에게 세를 바치는 것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 하는 질문과(막 12:14) 비슷한 맥락입니다. 바리새인들은 그것 자체에 관심이 있었던 게 아니라 예수님을 걸어 넘어뜨리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뒤로 나오겠지만 모세는 이혼증서를 작성해 주고 집에서 내보라고 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것은 두 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여자의 권리를 훼손시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그런 방식으로라도 여성의 생존권을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이혼증서만 있으면 여자도 재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어쨌든지 이 물음은 함정이었습니다. 예수가 아내를 버리는 데 찬성하면 부도덕한 사람으로, 반대하면 모세의 권위를 범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 있었습니다.

‘물음’은 진리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진리를 향해서 마음을 두는 사람은 끊임없이 묻게 됩니다. 그걸 선승 전통에서는 “이 뭐꼬?”라는 화두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향해서 마음을 연 사람은 당연히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대체 하나님은 왜 이 세상의 악과 불행 앞에서 침묵하는 걸까요? 하나님이 예언자들에게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요?

최근에 교황청에서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교서를 내렸다고 합니다. 공적 모임에서 야훼라는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말입니다. 대신 하나님, 주님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왜 하나님에게 이름이 없을까요? 이런 물음은 우리의 영성을 풍요롭게 해주지만, 거꾸로 사람을 함정에 빠지게 하는 질문은 영혼을 파괴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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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10.23 08:42:31

진리로 들어가는 문 이름이 '물음' 이군요
다비아서 배우는 기독교는
어찌나 어른스러운지요!
18일 지옥 묵상에서
박테리아나 불에 의해
죽는 순간 누구나 죽음을 경험한다는 말씀으로도
우리 가족 모두
기존의 틀에 금이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의 물음은 '이름 없는 하나님' 입니다
기십년 해보지 않던 물음을
이제야
고삐 풀린 짐승처럼
불안과 자유를 동시에 안고
그 분 앞에 치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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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23 09:16:40

지금 시와그림 님은
기독교 영성의 심연으로 시나브로 들어가는 중이에요.
아주 좋은 현상이에요.
그 깊이에서 정답을 발견하지는 못하겠지만
미끌어져 들어가는 기쁨은 누릴 겁니다.
대글 <죽는 순간 누구나 죽음을 경험한다는 말씀으로도>에서
'죽음을'은 '지옥을'로 바꿔야 해요.
내가 참 친절하지요.
일일이 논술 지도하듯이 낱말도 고쳐주고요. ㅎㅎ
'이름 없는 하나님'에 대한 물음이 열리기 시작했다구요.
바른 길을 가고 있군요.
이제 나도 천천히 장신대로 출발해야겠군요.
오늘 저녁에 모임에 봅시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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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10.23 13:53:06

헉! 저놈의 오타...
이제는 나이 먹는게 보입니다요
오타는 안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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