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일 한 몸

조회 수 2178 추천 수 6 2008.11.01 23:10:20
||0||02008년 11월2일 한 몸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 이러한 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막 10:8)

위 구절은 창 2:24절의 인용입니다. 인간 창조에 관한 창세기 전승에 따르면 하나님은 아담을 잠들게 한 후 그의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셨다고 합니다. 간혹 여자의 갈빗대 숫자보다 남자의 것이 하나가 적다는 낭설이 나돈 적이 있는데, 그건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이야기입니다. 갈비뼈로 여자를 지었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신화적인 차원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아담의 갈비뼈를 취하기 위해서 그를 잠들게 했다는 것도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굳이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거지요. 저는 지금 구약의 인간 창조 이야기를 부정하거나 희화화하자는 게 아닙니다. 갈비뼈 운운하면서 여자를 종속적인 대상으로 보는 그런 주장이 오히려 성서를 희화화하는 겁니다.

어쨌든지 여자를 만든 뒤에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24) 그런데 왜 남자만 거론하고 여자는 부모를 떠나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을까요? 아담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요.

한 몸이 된다는 것은 아주 가까운 관계가 된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성적인 결합이 포함됩니다. 이건 본능적인 요소입니다. 본능을 생존의 가장 밑바탕에 있는 힘입니다. 그런 성적인 본능이 작동되지 않는다면 인간 종은 유지될 수 없겠지요. 이런 점에서 성은 하나님의 창조 행위와 직결됩니다.

그런데 중세기 기독교는 성을 금욕적 관점으로 접근했습니다. 이는 인간성의 왜곡일 뿐만 아니라 창조론의 왜곡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또 다른 극단의 가치관이 지배합니다. 성이 상품처럼 되었습니다. 모두 성의 왜곡입니다. 창조론은 오늘의 성윤리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토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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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3]달팽이

2008.11.02 06:18:29

목사님,
에베소서 5장31-32절에도 바울이 창세기2:24절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이 비밀이 크도다"하면서
이것을 <그리스도와 교회를 두고 이 말을 합니다>라고 했는데...
어떤 깊은 영적인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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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08.11.02 08:47:56

창조론이 기독교적 성윤리의 토대라면
종족보존의 기능만 부각되는 것 아닌가...싶기도 한데요..
성이 상품화도, 금욕도 아닌 성서적 성윤리에 대한
목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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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08.11.02 20:46:27

중세의 금욕적 관점은
하나가 되는 것을 막는 것이고,
오늘의 성상품화는
하나되는 의미의 변질과 상실입니다.

'성은 하나님의 창조행위와 직결된다'
라는 목사님의 말씀에서
자웅동체의 생명창조도 아니고,
몸에서 떨어져나가는 출아법의 창조도 아닌
남녀의 결합으로 인한 생명창조의 당위성,
그러니까 창조주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셔야만 했던
그 신비한 이유가 궁금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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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1.02 22:01:32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질문이군요.
부부의 특별한 관계를
교회와 그리스도의 특별한 관계로 비유하는 것 같은데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는데,
그건 곧 부부가 한 몸이라는 사실과 비견되겠군요.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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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1.02 22:08:51

창조론과 성윤리의 관계를 종족보존의 차원으로만 보는 건
아주 협소한 관점이에요.
물론 그걸 제거하는 것도 아니지요.
종족보존이 모든 윤리적 가치보다 우선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창세기에는 롯과 딸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창조론은 생명의 신비를 말하는 거에요.
그 생명은 종말에 완성될 거고,
지금은 그 과정에 있지요.
도대체 어떤 성윤리가 생명을 가장 풍요롭게 하는지는
우리가 계속 질문해야 할 기독교 윤리의 질문이며, 숙제랍니다.
결정된 게 아니라 개방된 거지요.
이런 문제는 윤리학자가 대답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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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1.02 22:12:22

유니스 님,
오늘 예배를 함께 드려서 기뻤답니다.
직접 본 분의 대글이라
다른 때와는 느낌이 다르군요. ㅎㅎ
창조주께서 왜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이런 방식으로
생명을 유지하게 하셨는지가 궁금하다구요?
그건 나도 궁금할 뿐이지 대답은 모릅니다.
하나님이 창조한 이런 세상에 우리가 던져졌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에요.
그런데 그 사실이 정말 신비롭고 황홀하다는 겁니다.
우리는 생명을 소비하기 말고 누려야겠지요.
어떻게?
그건 우리가 생명의 영인 성령에게 가까이 다가간 것만큼
우리에게 알려질 겁니다.

[레벨:5]신밧드의보험

2008.11.02 22:37:11

생명은 생명을 탄생시키려는 본능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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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1.03 22:38:02

그렇겠지요. 본능이라기보다는 본성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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