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5일 영생에 대한 질문(2)

조회 수 2156 추천 수 5 2008.11.14 23:17:02
||0||02008년 11월15일 영생에 대한 질문(2)

예수께서 길에 나가실 새 한 사람이 달려와서 끓어 앉아 묻자오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막 10:17)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을 수 있느냐, 하는 질문에는 인간의 적나라한 실존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일종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는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영생을 꿈꾸고 있습니다. 바벨탑과 피라미드, 파라오의 미라, 중국 황제들의 지하 무덤 등, 인류 문명은 영생을 향한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어디 그런 것들 만이겠습니까? 자식을 낳는 행위나 부단한 과학 및 의학발전도 그런 열망의 소산일지 모르지요.

설교 조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영생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는 마치 시지푸스가 바위를 굴려 산을 오르지만 다시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바라볼 수 없는 처지와 비슷합니다. 조금이라도 영생이라는 정상에 가까이 가려고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지만 우리는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운명에 처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까뮈의 표현처럼 이와 같은 우리의 실존은 부조리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왜 인간은 가 닿을 수 없는 그 영생에 이르려고 기를 쓰고 있을까요? 이런 질문보다 더 우선하는 것은 도대체 ‘영생’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손에 잡히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현재가 과거로, 미래가 현재로 다가오는, 그래서 모든 것이 잠정적이고 유한한 생명 형식에 들어와 버렸습니다. 이 세상은 불가역의 원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 던져진 인간은 아무리 애를 써도 영생의 그림자만 밟을 뿐이지 그 실체를 인식할 수 없습니다.

영생은 말 그대로 영원한 생명인데, 그걸 왜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이냐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 생각은 순환반복, 영원회귀라는 헬라적 세계이해에 가깝습니다. 거기서는 영생의 본질인 질적으로 새로운 시간을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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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11.15 13:43:55

영원한 생명, 영생...
인류에게 어느 틈엔가 영생이란 개념이
들어와 그것을 갈망하지만
'영원'도 '생명'도 우리 인식 밖의 세계이기에
모르는 것을 갈망하는 우리의 실존은
부조리할 수 밖에 없나 봅니다
하나님을 갈망하는 것도 이와 같은 게 아닐까요
대표적인 부조리 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블라드미르'와 '에스트라곤'은
'God'을 상징하는 'Godot'를 기다립니다
그가 누군지, 언제 올지, 그가 온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채
그냥 그를 기다립니다
부조리한 기다림, 기반 없는 불안을 통해
인간 존재를 규명하려 합니다
하지만, 베케트의 부조리 연극 속에
언뜻 언뜻 비치는 희극적 희망의 요소 처럼,
우리에게 언뜻, 하나님이 느껼질 때가 있습니다
진중한 예배 중에,
조용한 묵상 중에,
삶의 절박함 가운데,
생명의 경이로움 앞에서
영원 같은 찰라로 그분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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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08.11.15 15:25:56

이 부자관원의 질문을
영원한 시간을 소유, 확보하고 싶은
본성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렇게 질문을 패러디해봅니다.

" DJ님, 지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아름다운 음악이 무엇이며,
그 CD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저는 라디오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않는데요,
특히나 이름 모를 아름다운 음악이 나오면
안타까와지기에 무심하려고
운전 중에는 아예 라디오를 켜지않습니다.
CD로 소유한 것만 안심(?)이 됩니다..

영생과 라디오음악은 비교대상이 절대 되지않지만
'영생의 본질인 시간을 경험할 수 없다.' 라는 말미를 보니
흘러가버려서 소유, 확보하지못하는 그 작은 시간,
라디오 음악과같은 기분이 생각나서 좀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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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1.15 17:41:14

시그림 님,
내 대신 묵상을 맡으시지요.
그 찰라를 느꼈다면 됐네요.
더 이상 우리가 하나님을 어찌 경험한단 말인가요.
좋은 토요일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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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1.15 17:44:04

우하하하,
웃어서 미안합니다.
재미 있어서 웃음이 그냥 터졌답니다.
씨디로 소유한 것만 ....
무슨 연고인지요.
영생과 라디오 음악 비교는 잘 된 겁니다.
그런 방식으로 생각하고 글을 써야만
실체로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좋은 주말을 보내세요.
화요일에 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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