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08년 11월19일 영생에 대한 질문(6)

예수께서 길에 나가실 새 한 사람이 달려와서 끓어 앉아 묻자오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막 10:17)

세상의 재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고 오직 하나님에게서만 그게 가능하다는 앞서의 제 설명이 혹시 오해될까 염려스럽군요. 제가 차안(이 세상)의 삶을 부정하고 피안(저 세상)의 삶에서만 구원의 현실을 찾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오해 말입니다. 그것을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래도 그렇게 전달됐다면 제 글쓰기가 서툴기 때문이겠지요. 여기서 핵심은 이 세상과 저 세상의 관계를 어떻게 따라갈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은 명백한 겁니다. 한 개인도 그렇고 인류라는 종도 그렇고, 지구와 우주 전체가 그렇습니다. 영원하지 않는 것에서 영원한 것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일상의 예를 든다면, 젊은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고 합시다. 그들은 상대방에게서 절대적인 어떤 것을 경험하려고 합니다. 절대적이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험들이 한 순간의 꿈처럼 지나간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사람에게도 우리는 절대적인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는 신앙의 차원에서 저 세상에서 오는 절대적인 것을 찾아야 하겠지요. 이것도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닙니다. 저 세상은 아직 우리의 현실로 경험되지 않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해서, 사람들은 저 세상을 현실로 경험할 줄 모릅니다. 그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경험을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무상하고 잠정적인 이 세상과 영원하고 절대적이지만 현실로 경험되기 힘든 저 세상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을까요? 그 연결고리가 무엇일까요? 그 사이의 길은 미로와 같습니다. 숨겨진 숲길과 같습니다. 그것을 볼 줄 아는 눈이 바로 영성이겠지요. 그 안에서 우리는 이 세상을 허무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저 세상의 영적 힘을 ‘지금 여기서’ 실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