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5일 소유와 근심

조회 수 2090 추천 수 2 2008.11.24 23:58:59
||0||02008년 11월25일 소유와 근심

그 사람은 재물이 많은 고로 이 말씀으로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가니라.(10:22)

재물을 포기하고 따르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은 이 사람은 재물이 많은 탓으로 실망한 체 돌아갔다고 합니다. 본문을 조금 바꿔서 생각해봅시다. 만약 재물이 적은 사람이 이 말씀을 들었다면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랐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그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습니다. 재물을 포기하는 일은 재물이 적은 사람보다는 많은 사람이 더 어렵기는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인간은 적거나 많거나 간에 재물에 지배당하기 마련입니다.

재물은 우리를 근심으로 빠뜨립니다. 재물이 없는 사람은 얻으려고 근심하고, 많은 사람은 그것이 없어질까 근심합니다. 여기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무소유>를 쓴 법정처럼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야 그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가족 부양의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가족 부양에만 달려 있는 게 아닙니다. 그가 속한 사회의 시대정신이 더 크게 영향을 끼칩니다. 물질 중심의 사회에서는 물질적 결핍을 더 심각하게 느끼는 반면에 인간 중심의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래 된 미래>는 티베트의 오지 라다크 사람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곳 사람들은 척박한 환경과 투쟁하면서도 즐겁게 삽니다. 전체적으로 가난합니다. 그러나 가난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오직 삶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물질로 인한 근심에 휩싸이는 이유는 삶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에 놓여 있는 게 아닐는지요. 세상이야 그렇다 치고 예수의 부활 생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 기독교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 불행한 일입니다. 물질의 결핍은 불편할 뿐이지 우리 삶을 파괴하지는 못합니다. 지나치게 근심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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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11.25 12:05:11

티베트의 오지 사람들에겐
삶이 있을 뿐이라는 말씀을 읽으니
여지껏 내가 추구하는 대개의 것들은
'삶' 아니라 '생활' 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질이나 상황 너머의 힘을 갖는 삶이 아니라
물질이나 사회적 이목과 상황에 종속 될 수 밖에 없는 생활 말입니다
둘을 애써 구분하는 이유는 그 정도가 내 인격의 수준이기 때문이겠죠

'삶'이 '생활'을 가볍게 끌고 갈 날이 내게 올까요?

[레벨:19]이선영

2008.11.25 20:07:16

물질 만능인 이시대를,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오직 삶만이 있을 수 있나요?
오직 삶에, 하나님에게 집중하는 게 가능하긴 한거지요?
사소한 일상의 짐들 때문에
갑자기 길이 멀게 느껴져서요
그래도 지나치게 근심하지 말아야겠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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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1.25 23:15:44

삶과 생활의 구분이 재미 있군요.
그 구분의 기준을 '소비'로 보아도 좋지 않을는지요.
소비가 중심이 되는지
삶 자체가 중심이 되는지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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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1.25 23:16:53

이선영 님,
삶에 집중하는 것이 신앙이 아닐까요?
그것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만 주어지는 거니까요.
멀긴 하지만
또 가깝기도 하답니다.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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