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1일- 놀라움 (3)

조회 수 2300 추천 수 30 2006.08.21 23:01:26
2006년 8월21일 놀라움 (3)

그가 일어나 곧 상을 가지고 모든 사람 앞에서 나가거늘 그들이 다 놀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이르되 우리가 이런 일을 도무지 보지 못하였다 하더라. (막 2:12)

오늘 본문에서 중풍병자가 침대를 들고 나가는 걸 보고 청중들이 놀란 이유는 그들이 그런 것을 처음 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이런 일을 도무지 보지 못하였다.” 일상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일을 실제로 경험한 그들은 놀랐습니다. 놀람의 실체는 바로 이것입니다. 기존의 고정관념이 허물어질 때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근거가 흔들리는 걸 경험합니다. 루돌프 오토가 말하는 ‘누미노제’의 경험, 즉 거룩한 두려움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다른 게 아닙니다. 하나님의 행위 앞에서 놀라는 경험이 그것입니다. 어제도 말씀드렸듯이 성서는 오직 이 하나의 사실을 전하고 있는 거룩한 문서들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깊이에 들어가고 싶은 분들은 성서의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하나님이 창조한 이 세상과 하나님이 열어가는 이 역사를 전혀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물론 일상의 매너리즘이 우리를 사로잡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인식으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지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면 다른 길이 없습니다. 이런 공부를 위해서 우리는 성서를 읽고, 성서를 해명하는 설교를 듣습니다.
어제는 구약의 출애굽기 전승을 중심으로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신약인 요한계시록 전승을 중심으로 성서 기자들이 이 세상을 얼마나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려고 절치부심했는지 살펴봅시다. 요한계시록을 읽고 놀라운 경험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성서를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요한계시록을 읽으면서 당혹스러워합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오늘 현대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사건과 세계가 묘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요한계시록이 처한 독특한 삶의 자리와 묵시문학이라는 문학적 장르를 전제한다면 거기에 별천지 같은 내용이 묘사되어있다 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건 없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요정과 정령이 등장했다고 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여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요한계시록 6장은 어린 양이 일곱 인(印)을 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섯째 인을 떼자 큰 지진이 나며 해가 검어지고 달이 피처럼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별들이 땅에 떨어지고, 하늘은 두루마리가 말리는 것처럼 떠나가고 산과 섬이 옮겨졌다고 합니다. 땅, 해, 달, 별, 하늘, 산, 섬이 허물어졌다는 것은 곧 우주의 대변혁을 의미합니다. 이것처럼 놀랄 일이 어디 있을까요? 이런 일들은 교회 부흥이나 대통령 선거와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의 일들은 부분적이고 상대적이지만 요한계시록 기자가 묘사하고 있는 이런 사건들은 지구와 우주 전체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요한에 의하면 우주가 허물어진 다음에 결국 ‘새 하늘과 새 땅’이 시작된다고 합니다.(21:1)
요한계시록은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할 분들이 있겠군요. 그럴까요?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섬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소비 중심의 삶이 계속되면 오존층이 뚫릴 뿐만 아니라 대기권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별들도 생로병사를 반복합니다. 요한계시록의 묵시적 환상은 아주 놀라운 통찰입니다. 이 세상을 아예 근본으로부터 새롭게 뚫어보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우주론적 변화 앞에서 놀라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신약성서 기자들은 새 하늘과 새 땅의 주체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증언합니다. 예수님의 재림이 바로 그것을 의미합니다. 복음서 기자들은 그 재림의 주님인 예수님의 공생애에서 이런 놀라운 일들을 발견했습니다. 이 중풍병자 이야기도 그것 중의 하나입니다.

주님, 당신이 우주 변혁의 주인임을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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