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0일 지옥(2)

조회 수 2303 추천 수 5 2008.10.09 23:11:40
2008년 10월10일 지옥(2)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막 9:48)

벌레와 불이라는 지옥 표상에 대한 어제의 신학적 묵상이 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것보다는 지옥이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싶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나 그런 접근은 별로 신학적이지도, 신앙적이지도 않은 겁니다. 왜냐하면 성서는 근본적으로 그런 것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관련된 성구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떤 ‘다른 사실’을 말하기 위한 것입니다. 바로 이 ‘다른 사실’을 외면하고 무조건 지옥이 있는지 없는지 확실하게 대답해라, 하고 따지는 건 바른 성서읽기가 아닙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문제는 이렇게 궁극적인 주제는 성서가 실증적으로 대답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또는 경우에 따라서 서로 다른 대답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인간의 인식론적 한계 안에 머물러 있던 성서기자들이 어떻게 하나님의 궁극적인 계획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언급할 수 있겠습니까?

성서는 인간의 인식론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계시한 말씀이기에 실증적인 진리 아니냐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엄청난 착각입니다. 착각에 빠지면 아무리 개인적인 확신이 강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하나님의 뜻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어제 묵상에서도 그런 흔적을 느낀 분들은 이미 눈치 챘겠지만, 벌레와 불 표상만 해도 마가복음 기자가 다른 유대 문헌에서 참고한 것입니다. 성서기자들은 요즘 식으로 하면 신학자들입니다. 그들은 지난 문헌과 구전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신앙적 현상들을 꿰뚫어보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와 역사를 통찰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시대의 언어로 하나님의 구원 사건을 변증한 것입니다. 이런 텍스트를 오늘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만 할까요? 벌레와 불 표상으로 자리 잡은 지옥 개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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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7]희망봉

2008.10.10 17:54:09

불과 몇달전만 해도 문자적 해석에 머물며
그것이 실증적 진리라고 우겨댈 수 밖에 없던
우매한 삶이었습니다.

용감하게 학생들을 가르치고..(지옥..유황불속에..구하면 구하고...속히 이루어..
기사와 이적을 자신있게 문자적으로 선포하고...봐라 선배들의 간증을..ㅠㅠㅠ)
무식이 하늘을 찔렀다고 생각됩니다.

열심히 읽고 또 읽어 깨우치고.... 다시 그들을 만나면
`그들 시대의 언어로 하나님의 구원 사건을 변증한 것'이라고
인문학적 성서읽기를 알려 줘야겠습니다.

혹시 구체적으로 따지고 물어 오면
다비아 홈페이지와 목사님 전화번호를 알려주고..ㅎㅎ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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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11 00:32:34

요런 신학, 영성 문제에서는
희망봉 님이 시와그림 님에게 쬐끔 딸릴 것 같은디...
성서와 기독교의 중심으로 천천히 들어가 봅시다.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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