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1일 지옥(3)

조회 수 2037 추천 수 4 2008.10.11 00:12:15
2008년 10월11일 지옥(3)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막 9:48)

지옥은 ‘게헨나’의 번역입니다. 신약에 12번 언급된 이 게헨나는 골짜기를 뜻하는 ‘게’와 사람 이름인 ‘힌놈’이 합성된 단어인데, 이 힌놈의 골짜기는 예루살렘 남쪽으로 멀리 않은 비탈의 한 계곡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구약의 보도는 느헤미야 11:30, 여호수아 15:8, 왕하 23:6,16 등에 나옵니다. 고대에 이곳에서는 아이들을 불에 태워 몰록신에게 바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고, 예루살렘의 쓰레기를 버리는 곳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예레미야는 이 골짜기를 살육의 골짜기로 칭하게 될 것이며, 배교한 백성의 시체가 공중의 새와 땅의 짐승의 밥이 될 것이고, 땅이 황폐하리라고 예언했습니다. 역사가 흐르면서 그곳은 처형당한 죄수들의 시체와 죽은 짐승들의 사체를 버리고 온갖 오물을 버리는 곳이 되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태우는 불길과 연기가 솟았으며, 온갖 벌레들이 서식하고 악취가 코를 진동시키는, 아주 불쾌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묵시적 유대교는 마지막 심판이 이 “저주받은 골짜기”(에티오피아 에녹서 27:1)에서 행해지고, 지옥의 불이 타오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불이 활활 타오르는 깊은 골짜기를 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왕들과 권세자들을 데려다가 이 깊은 골짜기에 던져 넣었다.”(54:1,2) 위와 같은 역사적 배경을 놓고 마가복음 기자는 지옥, 즉 게헨나를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질문은 이것입니다. 본문이 말하는 게헨나가 바로 우리가 죽은 다음에 영벌로 심판받은 사람들이 가야할 바로 그곳일까요? “예수 천당, 불신 지옥” 구호가 말하는 바로 그 지옥이 본문의 그 지옥인가요? 이것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반대입니다. 그것을 단정적으로 선포하는 사람은 성서의 세계와 기독교 신앙을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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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10.11 11:01:56

다비아를 알고
얻어 가는 자유 중에는
생각의 '터부'들이 줄어 든다는 것입니다
교리에 대해 의문하는 것은
불신이었고
더우기 절대자에 대한 의문은
불경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 근본적인 금기들은
세상 학문과 예술과의 교류도 닫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터부의 눈가림에서 벗어 나면서
세상과 타인이
관용의 길위에 함께 있음을 보게 됩니다

영혼을 옥죄었던 지옥의 문이
흙먼지와 쇠소리를 일으키며
지금 열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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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11 19:02:45

온갖 종류의 터부로부터의 해방이
곧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 신앙의 근본이에요.
교회 현장에 터부가 참으로 많군요.
교황 무오설이라는 터부 앞에서
마틴 루터는 바벨론 포로로부터의 해방이라고 했지요.
시처럼 깊이 있고 담백한 문장으로
정곡을 짚어주셨군요.
한 가지 질문요.
마지막 연인
" .... 지옥의 문 ...."은
마치 단테의 신곡처럼 들리네요.
그런데
"지금 열리고 있네요1" 보다는
"지금 무너지고 있네요!" 해야
앞뒤가 맞는 게 아닌가 모르겠군요. ㅎㅎ
아, 다시 읽어보니
지금 지옥에 들어가 있다가
밖으로 나가려는 모양이군요.
그럼 위 표현이 잘 된 거네요.
축하.
지옥으로부터 탈출이라!

[레벨:12]들꽃처럼

2008.10.16 21:30:49

오랜세월 한 곳에 갇혀있다 보니...

문이 활짝 열렸는데도 ... 정말 나가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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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16 23:42:03

무섭지요?
나가면 호랑이가 잡아 먹을지도 몰라요. ㅎㅎ
일단 밖에 호랑이가 진짜로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해보세요.
종이 호랑이만 득실거릴 겁니다.

[레벨:12]들꽃처럼

2008.10.17 04:15:17

목사님.....

사실 저에겐 다비아의 글에서 접하게 되는 "전승", "설화" 이런 단어 자체도
시와그림님의 표현대로 "터부"입니다.

목사님의 설교비평에 사로잡히게 된 후 .....

나름대로...
다비아 섭렵을 위해서 계획도 세우고,

다비아 주제사전(?) 같은 것도 만들어 나가면서 고지를 향해서 출발을 한지 얼마 안되는데요.....
신기하게 즐겁습니다. 잠자는 것도 거의 삼분의 일이 줄었는데도 기쁩니다.
그런데....
저에게 있어서 "한계상황"으로 느껴지는 이런 상황에서는 좀 주저하게 되네요....

목사님에게 제가 서있는 편의 사람들이 묻는 것은 어떤 것에 관한 것이던지 거의 단답형 이더군요...
그 질문에 .....
목사님께서는 늘 그들에게 하나님의 배타적 행위의 심층을 볼 수 있도록 인도하시구요....

그리고 그렇게 인도 하시는 목사님의 설명은 저로하여금 저에게 신앙적 사유가 전혀 없었음을 깨닫게 합니다.
그것은 제 스스로 극복해 나가야 할 일 이겠지요........

이 문을 열고 나가면 .... 정말 종이 호랑이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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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17 13:00:06

들꽃 님,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한번 읽어보세요.
여기 다비아에도 어딘가 그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겁니다.
온라인 강의실의 '기독교 해석학'이나
'기독교를 말한다'에도 있을 것 같은데요.
동굴밖과 안의 세계는 전혀 다른데,
한쪽으로 굳어진 사람들은 그걸 받아들이기가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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