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5일 지옥(7)

조회 수 1742 추천 수 3 2008.10.14 23:25:43
2008년 10월15일 지옥(7)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막 9:48)

구성적인 요소와 그렇지 않은 요소를 구별해야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 생각은 자연스러운 겁니다. 이런 짧은 묵상의 글로 이런 문제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조금 경솔합니다. 짧게 글을 쓰다보면 비약되는 부분이 적지 않아서 논리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왕에 말이 나왔으니 마무리는 해야겠습니다.

이 맥락에서  핵심은 기독교 교리가 매우 긴 과정을 통해서 완성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건 접어두고 ‘기독론’(Christology)만 해도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중에 사도들은 예수가 누구인지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그들은 기껏해야 유대인들의 메시아 표상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유대인들을 모든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킬 분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그러한 기대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의 예수 부활 경험 이후로 이제 예수에 대한 제자들의 신앙이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을 시작으로 해서 예수에 대한 여러 가지 신앙고백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신앙고백도 일시에 나온 게 아니라 시차를 두고, 지역에 따라서 다르게 나왔습니다. 그 근거의 하나가 바로 예수 칭호의 다양성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주, 다윗의 후손, 인자 등등, 여러 칭호가 다양한 공동체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묵상의 주제로 삼고 있는 지옥 표상도 역시 그렇습니다. 그것이 어느 한 순간에 기독교의 중요한 교리로 자리를 잡은 게 아닙니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박애주의에 반하는 지옥 교리를 왜 받아들였을까요? 그것은 마지막 심판에서 드러나야 할 하나님의 정의를 말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정의가 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우리의 질문은 이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과 정의는 반드시 그 방식으로만 확보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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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08.10.14 23:45:58

저도 생각보다는 순진한 면이 있다는 걸
요즘 깨닫습니다....ㅡㅡ;

지옥과 천국에 대하여
이렇게 별 생각이 없이 그런가..
하고 있었다니 말입니다.

저는 지옥보다는
천국을 표현하는 부분들에서
오히려 흥미를 잃은 사람입니다.
온갖 보석으로,
유물적으로 표현이 되어있다니..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었죠.

천국에 대한 표현도
목사님의 글에서 말씀하신
지옥의 표상과 같은 원리에 의해서
된 것이라면 아주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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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15 11:09:03

유니스 님은 한 가지를 듣고
두 가지를 이해하시는군요.
천국 표상도 지옥과 비슷한 전승 과정을 거쳐왔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은 겁니다.
극단의 복지가 보장된 세계를 하나님 나라로 믿는 건
하나님 나라의 희화화에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한계시록의 묘사들은
그 세계가 지금의 세계와 전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랍니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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