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0일 경련에 빠진 아이

조회 수 2888 추천 수 13 2008.08.19 23:22:06
2008년 8월20일 경련에 빠진 아이

귀신이 소리 지르며 아이로 심히 경련을 일으키게 하고 나가니 그 아이가 죽은 것 같이 되어 많은 사람이 말하기를 죽었다 하나 (막 9:26)

본문은 귀신이 나가는 순간에 간질병 아이가 경련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치 죽은 듯이 조용해졌습니다. 경련 현상은 이미 20절에도 나타났었습니다. 이렇게 추정해볼 수 있겠군요. 20절의 묘사는 간질 발작의 초기이고 26절은 마지막 순간입니다. 간질 증상의 전형적인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고대인들은 그걸 귀신 현상으로 본 거지요.
우리는 여기서 명백한 의학적 증상을 귀신 들림으로 본 고대인들을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의학 지식이 크게 발달한 지금도 인간의 질병 현상을 모두 분석하거나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고대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조금 더 알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오늘 우리는 의학정보만 많을 뿐이지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라는 점에서는 훨씬 천박한 게 아닐는지요. 마치 돈이 삶의 모든 것인 양 생각하는 졸부들처럼 생명의 신비를 외면한 채 생명마저 도구적으로 다루고 있는 게 아닐는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결코 성숙한 게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 따르면 아이가 격심한 경련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사람이 그 경련을 자제할 수 없으니, 귀신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보였겠지요. 무당들도 신들림이라는 게 있더군요. 자신들도 어찌 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굿판에서 대나무를 붙들고 있다가 떨림 현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기야 교회에서도 안수를 받으면서 뒤로 넘어지는 현상들이 있으니, 이런 것에 대해서 뭐라 말할 수도 없겠지요.
경련에 빠진 이 아이는 누군가요? 우리의 아들, 딸, 우리의 손자, 손녀는 아닐까요? 자기도 어찌할 수 없이 이 사회 제도 안에서 공부 기계처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모두 지금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레벨:3]삶에서..

2008.08.20 03:35:32

참 이상한게요.. 목사님의 글을 처음 대할 때부터 지금까지 목사님의 글을 보면서 그동안 답답했던게 너무 이해가 되고 해소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여기서 목사님의 글을 보고 있고 혹은 신학서적을 대하고 있을 때는 참 행복하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는데요...
점점더 교회와는 괴리감을 느끼게 되요..ㅠㅠ 심지어는 교회 형제, 자매와도 대화가 단절되어 가는 것만 같구요.. 사실 교회뿐 아니라 신학생인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도 때로는 전혀 소통이 안되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네요...
목사님의 종종 표현하시는 것처럼 시와 음악의 세계에 들어가있는 사람을 흉내내려고 해서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것처럼 어쩌면 저도 목사님을 흉내내거나 신학자들을 흉내내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기도 어찌할 수 없이 이 사회 제도 안에서 공부 기계처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모두 지금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중인지도 모릅니다>라고 하신것처럼 어쩌면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신앙하고 있는 자리가 혹은 제가 신앙하고 있는 그 삶의 자리에서 우리는 전혀 하나님의 나라의 세계를 살고 있다기보다는
그저 어떤 제도와 같은 종교생활을 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늘 교회에서 살아왔던 제가 이제는 교회부적응자가 되는 것같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경련에 빠진 아이가 사실 저에요..ㅠㅠ
주님의 구원이 필요해요..ㅠㅠ

[레벨:2]라베뉴

2008.08.20 03:50:27

경련도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서 경험하는 하나의 현상이 아닐런지요.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그 것만으로도 하나님의 축복이며 신비가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비추어 볼 때, 경련도 일종의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하나님의 축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레벨:11]yonathan

2008.08.20 08:04:53

삶에서님의 댓글이 가슴에 와 닿네요...
교회속 이방인으로 부적응자로 답답함에 이전의 열심으로 돌아 가고프지만
졸부의 천박함에 매몰되어 게춤 추었던 모습들이 생각 나네요...
하루의 삶에서도 생명의 경련이 수차례 일어 나지만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알아감에 낙으로 삼네요...
좋은 말씀 감사 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레벨:1]머릿돌

2008.08.20 10:54:16

아침 저녁으로 선선하네요. 이제는 가을인가 봅니다.
여기 오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성장해가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다비아오면 어떤 의무감도 생기고 신학마당에서 여러 글을 읽으면서 공부도 많이 됩니다.
또 조직신학책을 읽기도 하고 중세개혁시대를 공부하기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삶에서님 말씀대로 점점 교회와 멀어지는 느낌을 저도 갖습니다.
하지만 이 땅에 사는 모든 인류가 하나님 소중한 백성임을 생각하면서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얼마전 본회퍼에 대한 평전을 읽으면서
나치정권의 처형을 앞둔 형무소에서도 종말론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시대를 꿈꾸며 오히려 형무소 사람들에게 좋은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진정한 신앙인이란 바로 이것을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어두운 한국교회와 신앙 그리고 신학에서도 언젠가 이 모든 것이 바로 정리될
밝은 미래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주님이 주신 사명을 따라 조금씩이라도 전진합시다.

[레벨:4]알고파

2008.08.20 15:56:42

삶에서님 말씀대로 종교생활의 껍데기가 벗겨진
그리스도교의 실재를 만날 수 있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바로 그곳에 우리 전존재를 던질 수 있는 생명의 실체가 있겠지요..
그 생명이 없다면 우리가 살아 있을 이유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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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돌파구

2008.08.21 07:29:39

그러고 보면 저도 경련을 자주 일으키고 있군요.
자녀를 바르게 인도하지 못하는 버거움이 내 머리를 흔들어 놓고,
교회에서는 박수.박수.박수.박수.....,1만 교인전도 구호.구호.구호....
말씀은 언제하시려나.....예화 꼭지 남발, 성장 위주의 교회 부흥
머리가 아파요.....이게 경련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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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돌파구

2008.08.21 07:33:33

예수님 저도 손을 잡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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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8.21 23:25:06

그닐카의 주석 <마르코복음>(1)에서 축귀에 관한 멏 가지 언급을 아래에 인용합니다.
1) 마르코복음에 나오는 기적설화들의 전승자료는 다양한 공동체 전승에서 유래한 것이다. 마르코는 헬리니즘적 공동체의 전승뿐 아니라 팔레스틴 공동체 전승도 사용한다.
2) 마르코가 하느님 나라를 그리스도론적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3) 마르코에게서 기적들은 예수 안에서 일어난 하느님 계시의 일부이다.
4) 기적 행위자와 귀신축출자로서의 예수의 활동을 전적으로 부인할 수 없다면 기적이나 귀신축출과 결부된 귀신적 세계상을 예수도 지니고 있었다고 고백해야 한다. 그것은 그 시대의 세계상이었다. 한 시대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 시대를 지배하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표상들을 고려해야만 한다.
5) 기적설화와 귀신축출 설화에 대한 최근의 사회학적 해석이 유익하다. 기적 설화들은 인간의 비참에 대한 항의의 표현으로 파악되었다. 이 항의는 계시를 내세워 제기된 것으로 이해되었다. 집단적인 귀신들림은 다양한 사회적 위협과 불안을 신화적 언어로 표현한 사회적 현상으로 평가되었다. 귀신적 세계상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럼에도 기적설화들은 전인(全人)을 그의 심리적-신체적 곤궁에서 구하려는 하느님의 의지를 알리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이런 해방행위에 참여하도록 그리스도인에게 촉구한다는 점에서 신학적으로 고유한 의미를 지닌다.(283-289 쪽)

[레벨:4]알고파

2008.08.27 12:02:55

그닐카처럼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성경의 권위에 대한 도전처럼 인식되는 현재의 개신교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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