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1일 예수의 손

조회 수 1742 추천 수 7 2008.08.20 23:26:47
2008년 8월21일 예수의 손

예수께서 그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이에 일어서니라. (막 9:27)

간질 발작이 끝난 뒤 죽은 듯이 쓰러져 있던 아이의 손을 예수님이 붙잡아 일으키시자, 그 아이가 일어섰다고 합니다. 손을 잡아 일으켰다면 당연히 예수님의 손이 그 아이의 손을 잡은 거겠지요. 아마 그 아이가 완전히 실신한 건 아닌가 봅니다. 그랬다면 예수님이 그 아이를 안아서 일으켜 세웠을 테니까요. 이런 건 별로 중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또한 위 구절은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이 이야기의 마무리 부분에 대한 사실적 묘사일 뿐입니다.
오늘은 문학적 상상력을 가미해서, “예수의 손”이라는 제목을 잡았습니다. 제가 신학생 시절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하나님의 손”이라는 산문집을 읽었습니다. 그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 릴케가 러시아 여행에서 느낀 단상을 담은 것 같습니다. 이 책에 관한 작은 에피소드 한 가지가 기억나네요. 제가 다닌 신학대학교 도서관에는 이 책이 신학 책으로 분류가 되어 있더군요. 재미있지요? 문학 책인데 말입니다.
하나님의 손이라고 해도 좋고, 예수님의 손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손은 노동이며, 문명이며, 예술입니다. 호모 에렉투스(직립인)에게 주어진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가 바로 손의 발달입니다. 특히 엄지손가락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침팬지는 인간처럼 손의 사용이 자유롭지만 물건을 쥘 때 엄지손가락을 포함해서 모든 손가락을 한쪽으로 해서 잡는다고 하네요. 잡은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예수님이 목수였던 요셉처럼 출가하기 전에 목수였다고 한다면 그의 손은 장인의 그것과 비슷했을 겁니다. 니코스카잔차키스의 <최후의 유혹> 앞 장면에 따르면 예수가 십자가를 만드는 일을 했더군요. 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치고, 유월절 빵과 포도주를 제자들에게 나눠준 예수의 손은 결국 마지막에 십자가에서 대못이 박히고 말았습니다. 그의 손은 그렇게 구원의 역사 한 복판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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