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122)

조회 수 1119 추천 수 0 2018.06.20 21:17:01

(122)

요한 시대는 로마 황제가 창조주나 마찬가지였다. 도미티아누스 황제(기원후 51-96)로 알려져 있다. 도미티아누스만이 아니라 여러 황제가 기독교를 박해했다. 이유는 기독교인들이 황제숭배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가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십자가형을 선고받았다는 데서 기독교와 로마 제국과의 갈등을 이미 찾아볼 수 있다. 기독교는 로마 제국에 의해서 4세기에 국교로 지정되면서도 매 주일마다 예배 때마다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라는 문장을 신앙고백으로 바쳤다. 당시 예배에 참석한 로마 황제와 귀족들과 시민들이 이 구절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어딘가 고대 문헌을 찾아보면 답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지 기독교는 로마로부터 박해를 받던 시기만이 아니라 로마와의 밀월 관계를 유지하던 시기에도 로마 제국에 고분고분하지 않았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로마의 국교가 된 다음에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서 기독교가 복음의 본질을 잃었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만약 어용종교로 완전히 탈바꿈되었다면 이 구절을 사도신경에서 제외시키지 않았겠는가.

황제숭배를 거부한다는 것은 단순히 황제 모형으로 세워놓은 조각품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기보다는 황제로 대표되는 제국의 이데올로기를 무조건 따르지 않는다는 의미다. 로마 제국의 이데올로기는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로 집약된다. 평화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로마 제국이 실제로 평화를 구현한다는 의미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로마의 질서와 가치로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뜻에 반대하는 집단을 향해서는 가차 없는 응징이 가해진다. 로마가 군사력을 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로마 황제가 되려는 사람은 큰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 로마 제국을 대표하는 황제는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함으로써 창조주 자리에 올랐다.

기독교는 로마 제국에 저항하여 팍스 크리스티나’(그리스도의 평화)를 앞세웠다. 황제 중심이 아니라 그리스도 중심의 세상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창조를 입에 달고 살지만 사회 정치적인 차원에서 무능력하다. 창조 신앙의 기원과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조차 얄팍하다.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서 길게 말하지 않겠다. 바벨론 포로라는 정치적 위기에서 바벨론이라는 제국의 세계관을 극복한 유대 선지자들의 세계관이 창조 신앙의 토대다. 한국교회에 흔히 나타나는 기복신앙은 창조신앙과 상충되는 물신숭배이며 로마 황제숭배다. 창조 신앙의 또 다른 왜곡은 사이비 과학이자 사이비 신학이라 할 창조과학이다. 이 문제는 뒤에서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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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6.21 09:57:30

  본디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4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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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6.21 21:15:33

족집게시군요.

고쳐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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