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2일 병자 (2)

조회 수 2327 추천 수 50 2006.11.22 07:45:46
2006년 11월22일 병자 (2)

이는 많은 사람을 고치셨으므로 병으로 고생하는 자들이 예수를 만지고자 하여 몰려왔음이더라.(막 3:10)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지려고 몰려왔다고 합니다. 그들에게는 예수님의 몸에 손을 대기만 해도 혹시 병이 치료되지 않겠나 하는 다급한 심정이 있었겠지요.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말처럼 병은, 특별히 지병이나 불치병은 사람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습니다.
제가 현풍에서 목회할 때 50대 후반쯤 되는 가장이 폐암에 걸린 가족이 있었습니다. 그 부인과 자녀들만 교회에 나왔지요. 저는 그 집에 자주 심방을 갔습니다. 임종 하루 전날에도 갔지요. 그 마지막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험악합니다. 이럴 바에야 세상을 빨리 떠나는 게 본인에게도 나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가족들은 침착하게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였고, 그 아내 되는 분도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병자 본인이 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 어떤 용하다는 사람이 지은 약을 몇 번 먹었다고 합니다. 물론 값이 비쌌고, 효험은 없었습니다. 아내 되는 분은 그런 약이 별로 효험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병자가 원하니까 어쩔 수 없이 병자가 원하는 대로 했습니다.
옛날에 흔하게 벌어지던 굿도 간접적으로 사람의 마음과 몸을 치유하는 효력이 어느 정도 있기는 하겠지만 사실은 무모한 경우가 훨씬 많지요. 약을 먹어도 병이 낫지 않는 사람은 그런 방식에라도 매달리게 마련입니다. 포천의 “할렐루야 기도원”도 불치병 환자들을 고친다고 해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이런 것들은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지막 순간마저 파괴하는 행위가 아닐까요? 교회도 영혼의 병을 고친다고 말은 하지만 어쩌면 고치기는커녕 덧나게 하는 일이 많을지 모릅니다.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는 행위는 아무리 거룩한 모습이라 해도 사기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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