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0일, 목
젊은 조안 바에즈
요즘 대중음악이 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유튜브에 들어가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처음 유튜브를 알게 된 건 구 아무개 집사 덕분이다. 그 이전부터 유튜브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내 관심 밖이었다가 구 아무개 집사가 다비아에 유튜브 음악을 올리면서 유튜브 메커니즘을 알려주는 바람에 접속하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아무도 나에게 그것의 순 기능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고, 나도 전혀 관심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유튜브를 통해서 조안 바에즈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어제 다비아 음악감상실 메뉴에 조안 바에즈를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이제 당분간 기회가 될 때마다 -시간이 허락하고, 마음이 동할 때마다- 그녀의 노래를 매일묵상 글쓰기의 자료로 삼겠다. 그럴만한 내용을 그녀는 갖췄다. 음악평론가의 전문적인 해설은 나에게 거리가 멀고, 다른 전문가들의 평을 읽을 시간도 없으니, 순전히 나의 주관적인 느낌에만 의존하겠다. 우선 아래에 젊은 바에즈의 노래를 링크하겠다. 어제 본 그녀의 콘서트는 75세의 모습이 담겨 있지만, 아래 링크한 노래는 1973년, 그러니까 그녀가 32세 때 프랑스에서 라이브로 부른 장면이다. 43년의 차이가 있는 노래이자, 노래하는 모습이다. 변한 건 없다. 변하지 않았다고 해서 발전이 없는 건 아니다. 이미 어려서 완성된 가수라고 봐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TjQY_kPfwuo
나는 그녀가 불가사의다. 어떻게 저런 나이에 저런 눈빛을 보일 수 있는지가 말이다. 내가 가수를 비롯해서 대중 앞에 서는 사람들의 눈빛에 대해서 몇 번 말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눈빛을 보면 이게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것이다. 말로 꺼내기가 불편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현 대통령의 눈빛을 보면 그들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거와 같다. 거기에 자신들의 삶이 담겨 있다. 한창 젊은 바에즈의 눈빛에서 오랜 세월 구도 정진한 수도승들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그런 삶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당신 너무 오버하는 거야, 하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나의 주관적 느낌이라는 걸 앞에서 이미 말했으니 양해 바란다.
위 링크 한 노래는 비틀즈의 Let it be다. 비틀즈의 오리리널 노래가 여러 가지 점에서 -감미롭고 다이나믹한 피아노 반주가 마음에 드는데- 더 큰 감동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기타 하나 달랑 들고 노래에 심취하는 바에즈의 노래는 더 평화롭고 더 자유롭고 더 깊다. 노랫말을 퍼왔다.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내가 시련을 겪는 나를 보았을 때
Mother Mary comes to me
어머니 메리는 나에게 다가와
Speaking words of wisdom
지혜의 말씀을 해주셨죠
let it be
그냥 내버려두라고
And in my hour of darkness
그리고 내가 암흑의 시간 속에 있을 때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
제 앞에 서셔서
Speaking words of wisdom
지혜의 말씀을 해주셨죠
let it be
다 내버려 두라고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지혜의 말씀을 속삭이셨죠
let it be
다 내버려 두라고
And when the broken hearted people
Living in the world agree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슴이 찢어질 듯
상심하는 이들에게도
There will be an answer
지혜의 답이 있어요
let it be
다 내버려 둬.
For though they may be parted
비록 그들이 서로 갈라지더라도
there is still a chance that they will see
서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There will be an answer
거기엔 답이 있을거에요.
let it be
다 내버려둬.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There will be an answer
지혜의 답이 있을 거에요.
let it be
다 내버려둬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지혜의 말을 속삭였죠
let it be
다 내버려둬
노래의 키워드는 ‘다 내버려둬’와 ‘지혜의 말’이다. 비틀즈가 무슨 의미로 ‘렛잇비’라고 외쳤는지 대충은 알겠지만,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고통과 슬픔을 억지로 해결하려고 들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라는 게 아니겠는가. 히피나 뉴 에이지 운동에 영향을 받아 기성세대를 향해서, 이걸 요즘 말로 하면 꼰대들을 향해서, 잔소리 하지 말고 ‘냅둬요.’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절대 자유를 향한 외침이다. 더 나가서 신(神) 없이 살겠다는 선언이다. 신 없이 인간에게 참된 자유가 과연 가능할까?
비틀즈가 그런 마음을 담아서 이 노래를 불렀건 또 다른 뜻이 있던 상관없이 나는 바에즈가 부른 노래를 이렇게 받아들인다. 고통과 아픔과 슬픔에 대한 존재론적 치유를 노래하는 거라고 말이다. 옆에서 이러쿵저러쿵 충고하고 계몽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내버려두는 게 최선이다. 이걸 방임이라고 보면 곤란하다. 시간이 그를 치유하기를 옆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시간의 치유는 신의 손길이다. 또한 그게 어머니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노랫말 앞부분에서 Mother Mary가 지혜를 속삭여주었다고 표현했나보다.
나는 평생 목회자로 살면서 신자들에게 뭘 가르치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형식적으로는 성경공부도 인도하고, 설교도 하고, 신학교에서 강의도 했지만 그건 단지 기독교 진리를 향한 나의 외침이고 몸부림이지 훈장질을 한 게 아니었다. 말 그대로 내 목회 철학은 ‘렛잇비’다. 성령이 그들을 인도하기를 기다릴 뿐이다. 이게 잘 한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른다. 비틀즈의 노래로 들어보라.
https://www.youtube.com/watch?v=SL-AVZ0TGKQ
요즈음 제 동료딸이 가수가 되고 싶어, 케이블 방송 M-NET 슈퍼스타-K에 출연 중입니다.
K-Pop 인기가 최고로 솟구치는 세상에서, 조안-바에즈가 나왔으면 탈락이네요.
감정도 미흡하고, 세련되지 못한 무대에 심사위원들이 혹평을 했을것 같습니다.
그냥 자기 감정에만 빠졌다는 말도 할 수있도 있겠네요.
그런데 우리 생각 그 너머에 가수가 말하고 하는 세상, 진리, 지혜 등을 이해하고 생각한다면
그녀가 말하고 싶은 것을 쉽사리 동화되겠지요.
세상의 고정된 편견을 버리고, 다시 들으니 담백해서 좋습니다.
시인의 감성이 느껴지네요. ^^
며칠 동안 조안 바에즈의 We shall over come을 들었다.
신학대학교 다니던 유신 시절 데모할 때 함께 불렀고,
87년 민주 항쟁 때도 목사들이 함께 부른 노래다.
바에즈도 이 노래를 여러 경우에 불렀다.
아무래도 젊었을 때의 노래에 힘이 더 느껴졌다.
오바마 대통령 백악관에서도 초청받아 부른 파일이 있는데,
거기서는 목소리가 잠긴 탓인지 힘들어했다.
그건 빼놓고 다른 파일을 링크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kNsEH1GD7Q
https://www.youtube.com/watch?v=nM39QUiAsoM
https://www.youtube.com/watch?v=thf8XGy4xdQ
https://www.youtube.com/watch?v=5FbAVOdA15c
Let it be 그냥 두라! 오늘 많은 사람에게도 기다림과 그냥 지켜보는 영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