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1일 케리그마(4)

조회 수 1421 추천 수 13 2008.05.10 23:30:49
2008년 5월11일 케리그마(4)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비로소 그들에게 가르치시되 (막 8:31)

예수님의 고난, 또는 수난이 말하려는 핵심을 이해하려면 우선 인간의 삶과 고난의 문제를 생각해야만 합니다. 인간의 실존이 가장 명백하게 확인되는 순간이 바로 고난입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면 당연히 고난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지난 인류 역사는 바로 그것의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어느 누구도 여기서 제외된 사람은 없었습니다.
예수님도 우리와 똑같이 희로애락을 당했습니다. 육체적 고통과 인간적 배신감도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실존적 고통과는 거리가 먼 존재입니다. 헬라 신화에 등장하는 여러 신들이 인간적 성향을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인간의 실존적 고통을 그대로 안고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것입니다. 인간과 똑같다면 신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초기 기독교는 이 모순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실존적 고난을 그대로 감당하신 분이라는 사실과 바로 그가 하나님이라는 사실 사이의 모순을 말입니다. 어느 한쪽도 손상시키지 않았습니다. 이런 해석은 결국 하나님의 고난이라는 생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다른 종교와 문화에서 인간을 길들이는 신 표상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인간을 위해서 고난당한 신 표상은 보기 힘듭니다. 약간 옆으로 나가는 이야기지만, 인간을 위해서 제우스의 불을 훔쳤다는 이유로 평생 고난당한 프로메테우스가 예수와 가장 근사할까요?
초월적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실존에 동참하는 ‘신’ 표상이 바로 예수의 고난이라는 케리그마(kerygma)의 참된 의미입니다. 그것은 동시에 기독교가 말하는 하나님 존재의 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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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3]달팽이

2008.05.11 04:52:47

초기 기독 공동체가 지켜온 케리그마의 참된 의미를 묵상해 보는 아침입니다.
초월적이지만 인간의 역사를 통해 계시 하시는 하나님의 신비로운 통치에
잠잠 할 수 밖에 없네요.

우리도 초기 기독공동체가 고백한 복음을 하나된 믿음으로 고백하게 되니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복된 주일날 주의 은총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하나님앞에 아름답게 예배 되어지는 하루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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