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4)

조회 수 1028 추천 수 0 2017.11.03 21: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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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와 2시에 시작되는 마지막 행사 사이에는 1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아무 것도 계획된 것이 없는 시간이어서 각자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나는 오랜만에 보는 분들과 인사를 하고, 1층 카페에 가서 커피 마시는 분들과도 잠깐씩 이야기하다보니 시간이 쉽게 갔다. 중간에 오후 특강 강사인 이길용 박사가 들어와서 카페에서 교우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사이에 지하에서는 교회 일꾼들이 빔 프로젝터 설치를 하고, 1층 식당에서는 남성 중창단 연습이 진행되고 있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뭔가 생명 충만한 기운이 꽉 찬 느낌이었다.

정각 2시가 되지 사회자인 박정연 집사가 사회자 석에 들어섰다. 오늘따라 화사한 옷으로 치장한 모습이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겉으로는 조신하고 부끄러움을 타는 분인데 마이크를 손에 드니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서 모두 놀랬다. 목소리도 그렇고 멘트 내용에도 간지가 흘렀다. 전문 MC보다 수준이 높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무척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전체 행사 내용은 세 가지였다. 작음 음악회, 이길용 박사 특강, 그리고 나의 <매일묵상> 해설이다. 대구샘터교회 남자들로 급조된 남성중창단의 연주는 놀라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오래 호흡을 맞춰본 이들처럼 노래를 유려하게 불렀다. 곡목은 커크 패트릭의 주여 이제 옵니다와 흑인영가 승전가두 곡이었다. 문혜숙 선생의 모차르트 피아노 연주 역시 오래 기억될만했다. 곡목은 모차르트 작품 , 어머님 들어 주세요를 따른 12개의 변주곡 C장조, 속칭 작은 별 변주곡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곡이라서 속으로 따라 부르는 이들도 제법 되었을 것이다.

이길용 박사의 특강은 내용이 풍부했다. 중세기 유럽이 처한 문화적이고 종교적인 상황을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하는 명 강의였다. 원래는 한 시간이 배정되었는데, 관객과의 호흡이 점점 뜨거워지더니 20분을 넘겨버리고 말았다. 분위기가 내 순서를 생략하는 게 좋은 거 같이 흘러서 즉흥적으로 이 박사와 내가 함께 앉아 질문에 답하는 시간으로 돌렸다. 앞에 앉아서 보니 시간을 더 끌어도 청중들이 지루해하지 않을 거 같았지만 모두 기분 좋을 때 끝내는 게 좋겠다 생각하여 정리하기로 했다. 이제 모든 순서가 끝났으니 당연히 박수로 마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사회자는 다함께 노래를 부르도록 유도했다. 노래는 민중가요 비슷한데, 곡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성가대원들이 앞에 나와 두 팔을 위로 올려 흔들면서 노래를 선도해나갔다. 어디서 본 듯한 분위기다. 약간 고조된 분위기를 가슴에 안고 종교개혁 600주년 기념행사 때 다시 만나기로 하고 모두 석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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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중창단의 노래하는 모습, 40대와 50대와 60대가 골고루 섞여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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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용 박사의 강의 모습, 나도 청중 자리에 앉아서 경청하고 많은 걸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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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프로젝터에서 강의 요약문이 나왔다. 강의가 끝나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지면서 더 듣고 싶다는 분위기였다. 


ff0bf9dc19a424e136a07bf572892d00[1].jpg  졸저 <매일묵상> 소개하는 시간을 뛰어넘고 질문 응답으로 들어가겠다는 말을 하는 중이다. 이길용 박사는 신학대학교 10년 후배다. 1997년 여름에 이 박사와 나 중간 쯤 되는 학번의 후배, 이렇게 3명이 루터 유적지를 4박5일간 함께 탐방한 적이 있다. 이번에 귀한 발걸음을 했다. 아쉽게도 그의 책이 10월 중순에 발간 예정이었다가 11월로 미뤄진 것이다. 어쨌든지 이번 인상 깊은 강의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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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용 박사가 대답하는 중에 옆에 앉은 나는 청중들을 앞면에서 잡았다. 책상 위에 놓은 루터 조형물의 뒤통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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