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302) 14:6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여기에 다시 에고 에이미 ’(나는 이다.)라는 헬라어 문장 형식이 나온다. 이와 같은 형식의 문장이 나오는 요 11:25절은 이렇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10:7절은 나는 양의 문이다.”라고 했고, 10:11절은 나는 선한 목자이다.”라고 했다. ‘에고 에이미문장은 요한복음의 특징이다. 요한복음 공동체가 예수의 정체성을 좀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담아내려는 시도가 이런 문장 형식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14:6절에서 요한은 예수를 세 개념으로 규정한다. (호도스), 진리(알레테이아), 생명(조에)이다.

요한복음이 전하는 신앙이 무언지를 알려면 이 세 단어의 개념을 파악하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예수와 길, 예수와 진리, 예수와 생명이라는 각각의 주제로 글을 써보는 것도 좋은 공부다. 길은 어딘가로 열려 있다. 한 자리에 멈추면 길이 아니다. 예수는 우리로 한 자리에 정착하여 안주하게 하지 않는다. 진리는 고정된 체계가 아니라 궁극적인 진리를 향한 탈()은폐 과정이다. 소유로 자기 삶을 확인하게 하는 게 아니라 존재의 깊이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예수는 우리로 진리에 직면하게 한다. 예수를 알고 믿는 사람은 을 향해서 열린 마음으로 산다는 뜻이다. 생명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것이다. 하나님을 아는 게 생명을 아는 바른길이다. 하나님이 예수에게서 자신을 드러냈기에 예수에게 가까이 갈 때 우리는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경험할 수 있다. 21세기 바알숭배라 할 자본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이 시대에 예수를 길, 진리, 생명으로 믿는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될까.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이라는 문장은 독단적으로 들린다. 이 문장을 근거로 교회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주장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예수로 말미암지 않아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게 모순처럼 들릴지 모르겠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 교회에 속하지 않은 사람도 예수를 통해서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하면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기독교인이 구원 문제에서 혼란을 느끼는 이유는 예수를 통한 구원을 지나치게 제한적인 범주로만 생각한다는 데에 있다.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로 인한 구원 능력은 교회라는 범주 안에 들어온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미친다. 예수 구원의 보편성이 그것이다. 더 나아가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구원이 예수로 인해서 일어난다고까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오늘날 기독교 구원론이 확장되어야 할 기본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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