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318) 14:24

나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내 말을 지키지 아니하나니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니라.

 

예수의 발언은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라고 요한복음 기자는 전한다. 예수가 요한복음이 전하는 워딩 그대로 발언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 비슷한 뉘앙스로 발언했을 개연성은 높다. 앞에서 말했겠지만, 시인들은 자기가 시를 썼다고 말하지 않고 언어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고 표현한다. 그런 시인의 발언을 거짓말이라고 보면 안 되듯이 예수의 이런 발언도 근거가 없다고 보면 곤란하다. 어떤 경지에 들어간 사람들은 존재론적 힘을 경험하기에 일반 사람들에게는 너무 과감하게 들리는 발언을 할 수 있다. 사이비 교주들도 비슷한 발언을 하기에 그런 발언을 한 사람에게서 그 발언에 상응하는 삶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예수의 삶에는 저런 발언에 상응하는 내용이 있기에 제자들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며 그리스도라고 선포할 수 있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라는 발언이 가능한 경지는 대체 어느 어디쯤일까? 그걸 내가 어찌 감을 잡을 수 있겠나. 아득할 뿐이다. 비슷하게 따라가면 이렇다. 예수는 유대교 전통에서 배운 하나님 나라에 자신의 영혼을 불태웠던 사람이다. 그는 그 하나님 나라를 율법이라는 문자나 성전 중심의 종교 행위에서가 아니라 실제의 삶에서 온몸으로 경험했다. 자기의 개인적인 삶은 무한히 작아지고 하나님 나라가 그의 실존과 운명 전체를 사로잡았다. 하나님 나라가 그에게 궁극적인 현실(ultimate reality)이었다. 그 현실이 그의 생각, 행동, 발언을 완전히 지배했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그는 하나님 나라와 하나로 살았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발언이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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