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19:1

조회 수 181 추천 수 0 2024.01.24 07:27:38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21

19:1

이 일 후에 내가 들으니 하늘에 허다한 무리의 큰 음성 같은 것이 있어 이르되 할렐루야 구원과 영광과 능력이 우리 하나님께 있도다

 

요한계시록은 19장부터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갑니다. 우리말 성경 <개역개정>19장을 두 단락으로 구분합니다. 1-10절에는 어린 양의 혼인 잔치라는 소제목이 달렸고, 11-21절에는 백마를 탄 자라는 소제목이 붙었습니다. ‘백마를 탄 자는 곧 어린 양입니다. 혼인 잔치에서 신부는 물론 교회이고요. 20장은 천 년 왕국이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21장은 천 년 왕국이 끝난 뒤에 펼쳐질 새 하늘과 새 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이 직접 통치하는 천국인 셈입니다. 그 이야기는 마지막 장인 22장까지 이어집니다. 그 천국이 완성되는 순간이 바로 예수께서 재림하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 재림을 기다립니다.

요한은 천상의 합창을 듣습니다. 물론 이런 표현은 메타포(은유)입니다. 제가 종종 말씀드린 것처럼 메타포는 시에 잘 나타납니다. 송진권 시인의 원근법 배우는 시간이라는 시 마지막 세 줄만 읽어보겠습니다.

 

언젠가 내가 피로 뭉쳐지던 때

형체도 갖지 못했던 붉은 덩어리일 때의 기억이 아직

지워지지 않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시인은 수많은 새 떼가 날아다니는 그림을 봅니다. 새가 얼마나 많은지를 알 길이 없습니다. 어떤 새가 먼저 나타나고 어떤 새가 나중에 나타났는지도 모릅니다. 그림에 있는 새가 현실의 새로 경험되기도 합니다. 그림과 현실 사이에 선을 긋기 어렵고, 무엇이 멀리 있는 물체이고 무엇이 가까이 있는 물체인지도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삶에서 원근을 찾기 힘든 이유를 이 시인은 어머니 자궁 안에서 자기가 형체를 갖추게 된 그 아득한 시점에서 찾습니다. 세상과 역사와 삶을 결정론적 관점으로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시가 말이 안 되겠지요. 저는 이런 시적 메타포가 그 어떤 자연과학적인 주장보다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요한이 천상의 합창을 들었다는 저 진술 역시 진실입니다.

합창 소리는 할렐루야 구원과 영광과 능력이 우리 하나님께 있도다.”라고 울려납니다. 각각의 단어에는 깊은 세계가 놓여 있습니다. 구원(σωτηρία, 소테리아)은 건짐을 받는 것입니다. 죄와 죽음에서 벗어나는 게 구원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구원할 수는 없습니다. 약간의 도움만 줄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굶지 않게 돌봐줄 수는 있으나 그가 영혼의 자유를 얻도록 해줄 수는 없습니다. 영광(δόξα, 독사)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가리킵니다. 생명의 충만입니다. 사랑을 화염처럼 경험하는 어떤 순간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하나님이 함께하실 때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켜서 영광이라고 말합니다. 능력(δύναμις, 뒤나미스)은 지진이나 쓰나미나 토네이도처럼 사람이 제어할 수 없는 압도적 힘입니다.

이 구절과 비슷한 내용이 주기도마지막 문장에도 나옵니다. 6:13b입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나라는 그리스어 βασιλεία(바실레이아)의 번역입니다. 하나님 나라나 하늘나라를 말할 때 그 나라입니다. 권세는 위에서 짚은 δύναμις이고, 영광은 δόξα입니다. 주기도에 나오는 나라가 요한계시록에는 구원으로 달라진 것 외에는 똑같습니다. 나라는 곧 하나님의 통치이기에 구원과 같은 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문장의 기도문이나 찬송가가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잘 알려졌다는 뜻이겠지요. 새롭게 번역된 주기도문에는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로 나옵니다. 뒤나미스는 능력이나 권세보다 권능으로 번역하는 게 더 적합해 보입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과 같은 마음으로 오늘 우리도 구원(나라)과 영광과 권능을 영원히 하나님께 돌리면서 살아야겠습니다. 그렇게 산다면 무엇이 겁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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