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02) 5:42

다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너희 속에 없음을 알았노라

 

 

앞 구절 41절에서 예수가 사람에게서 영광을 취하지 않겠다고 말한 이유는 위 42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유대인들이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당연히 예수의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자부심이 강력했다. 예수에게 적대감을 보인 이유도 자신들의 하나님 사랑 때문이었다. 그들은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명분으로 잔인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여리고 성 주민들과의 전쟁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이들을 전멸시켰다. 그것이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사랑이 문제다. 정확하게는 사랑이 아니라 인간적인 갈망과 욕망이라고 봐야한다. 사랑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자기를 실현하려는 것이다. 판넨베르크는 사랑의 능력이라는 설교에서 이렇게 말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상 자기 집착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에게 내맡기기보다는 사랑을 통해서 그저 쾌적하게 살아보려고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의 뜻을 따르도록 사랑의 이름으로 요구한다는 데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손에서 갈망으로, 즉 가장 좋은 것을 소유하려는 갈망으로 변질됩니다. 갈망으로 변질된 이런 사랑은 항상 이기적입니다. 이런 사랑은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실제적으로 연결시켜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 안에 내재한 갈망의 환영과 연결시킵니다. 더 나아가서 이 갈망의 환영 뒤에 숨어서 우리가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그 상대방을 실제로는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갈망을 자기 자신을 추구해나갑니다. 상대방에게서 자기를 성취해내려고 합니다.” 정확한 지적이다. 쉬운 예로, 부모들이 자식을 사랑한다는 생각으로 행하는 것들이 실제로 자식의 삶을 파괴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사랑이, 아니 사랑으로 포장된 인간의 갈망이 생명을 오히려 위축시키고 손상시키는 것이다. 예수는 하나님을 가장 뜨겁게 사랑한다는 유대인들에게 실제로는 사랑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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