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71) 8:21

내가 가리니 너희가 나를 찾다가 너희 죄 가운데서 죽겠고 내가 가는 곳에는 너희가 오지 못하리라.

 

내가 가리니예수는 예수의 정체성에 관해서 지금 바리새인들과 치열하게 논쟁하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는 사실을 질릴 정도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방식으로 주장하기 마련인데, 예수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는 채 3년도 안 되는 기간만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바리새인을 비롯한 유대교 집권층과의 본격적인 논쟁 기간은 훨씬 짧았다. 진리에 속한 사람들은 말이 많지 않은 법이다. 자신을 변호하려고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은 내면세계가 충실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상대방이 굴복할 때까지 논쟁을 벌이지만 진리에 속한 사람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 이미 내면적으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결국 언젠가는 가게 될 것이다. 시간의 차이만 있다. 그 시간의 차이가 어떤 사람에게는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대부분은 전자에 속한다. 아주 특별한 사람들은 후자에 속한다. 이 후자에 속한 사람은 언젠가 떠나야 할 순간과 현재 사이의 중간 시간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기독교 용어로 바꾸면 종말론적인 삶이다. 마지막이, 즉 떠나야 할 순간이 이미 눈앞에 당도했다는 태도로 삶을 대하는 것이다. 12:13-21절에는 소위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가 나온다. 풍년이 들어 넘치는 곡식을 증축한 창고에 쌓은 이 부자 농부는 이제 아무 걱정 없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고 자신에게 말한다. 하나님은 그를 어리석은 자라고 말한다. 오늘 밤에 영혼을 거두면 자신의 생명을 보장해줄 것으로 여겼던 재산이 누구의 것이 되겠냐고 묻는다. 매 순간을 오늘 밤으로 여기지 못하면 어리석은 자가 될 수밖에 없다.

내가 가는 곳에 너희가 오지 못하리라.” 예수의 이 발언은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이 있는 곳에 가지 못한다는 의미로 일단 받아들일 수 있다. 지금 격한 논쟁을 벌인다 해도 예수가 죽으면 더 이상의 논쟁은 불가능하다. 예수의 이 발언은 더 근본적인 의미가 있다. 두 가지다. 하나는 예수의 부활이다. 부활은 하나님의 생명으로 변화되는 결정적인 사건이다. 아무도 부활한 자가 없으니 바리새인들도 예수가 가는 곳에 갈 수 없다. 다른 하나는 지금 이미 예수와 바리새인들의 영혼의 세계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바리새인들은 죽었다가 깨도 지금 예수의 영적인 세계를 이해할 수도 없고 믿을 수도 없었다. 너희는 오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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