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314) 14:19

조금 있으면 세상은 다시 나를 보지 못할 것이로되 너희는 나를 보리니 이는 내가 살아있고 너희도 살아있겠음이라.

 

예수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예수 당신도 알며, 제자들도 안다. 세상은 다시 예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서의 예수 생명은 끝장나기 때문이다. 세상의 생명은 지금 우리가 누리는 방식의 삶이다. 하루에 두 끼나 세 끼를 먹고 숨을 쉬어야 우리의 몸이 유지된다. 자식을 낳고 키워야 하고, 먹고살 만한 수입을 얻으려면 노동해야 한다. 예수도 삼십삼 년을 세상의 방식으로 살았고, 그중에 삼 년은 제자들과 함께 살았다. 이제 그런 삶은 끝난다. 다시는 아무도 그를 보지 못한다.

우리에게도 다시 보지 못하는 순간이 곧 닥칠 것이다. 이 사실은 누구나 안다. 아는데도 알지 못하는 사람처럼 산다는 게 문제다. 다시 보지 못하는 순간이, 즉 떠나야 할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렇게 아귀다툼하듯이 살지는 않을 것이다. 끝없이 소유하고 지배하는 방식으로 살지 못할 것이다. 이런 인간 실존은 모순으로 가득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순간이 곧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부둥켜안기만 한다. 이를 통해서 자기 삶을 확인하려 든다. 이 모순을 인간은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나는 곧 떠날 사람처럼 살고 있을까? 가족과 재산과 직업을 다 버리고 예수를 따라나선 제자들처럼 살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하게 알고 있으며 주어진 조건 가운데서 나름으로 노력하는 중이다. 세상에서의 관계를 축소하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세상과 느슨하게 관계를 맺는 태도라고 말할 수 있다. 곧 보지 못할 것에 대한 미련을 없애는 작업인 셈이다. 대신 내가 돌아가야 할 그 시원적인 생명의 세상에 집중한다. 세상에서의 구체적인 삶을 무시한다는 게 아니라 그 삶의 깊이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일, 소유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 가까이 온 하나님 나라에 속하는 평화, 자유, 사랑, 안식의 능력에 집중하는 것이다. , 기억하자. 보지 못하는 순간이 저만치서 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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