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16:11

조회 수 326 추천 수 1 2023.11.08 08:21:15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68

16:11

아픈 것과 종기로 말미암아 하늘의 하나님을 비방하고 그들의 행위를 회개하지 아니하더라

 

하나님의 징벌을 받은 자들이 하늘의 하나님을 비방한다고 합니다. 그 징벌이 하나님에게서 왔다는 성경의 표현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자칫 하나님을 사람의 잘잘못에 따라서 상을 주거나 벌을 주는 옥황상제 비슷한 어떤 존재로 여길 수 있으니까요. 성경에 그런 표현이 나오기는 합니다. 소돔과 고모라에 내린 심판 같은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일부 사람들을 지옥에 보내서 영원한 고통을 당하게 하신다고 여기게끔 하는 본문도 나오긴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래야만 할까요? 우리가 하나님을 오해하거나, 성경 기자들의 생각을 오해하는 건 아닐까요?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온갖 악행과 재앙의 원인, 그리고 그 결과의 인과관계에 관해서 우리는 다 알지 못합니다. 다만 우리가 성경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하나님은 정의롭고 사랑이 충만하고 자비로우신 분이십니다. 둘째 하나님만이 세상을 통치하는 유일한 분이십니다. 따라서 하나님과 불의, 하나님과 미움은, 그리고 하나님과 지옥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재앙은 어디서 발생하는 걸까요?

인간에게 임하는 온갖 재앙은 하나님에게서 오는 게 아니라 악한 세력, 즉 마귀에서 오는 겁니다. 이런 말도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재앙을 당하지 않으려면 마귀에게 잘 보이면 되느냐고 말입니다. 그런 생각이 무속적인 동양종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재앙을 불러오는 신에게 잘 보이려고 푸닥거리를 하는 식입니다. 또는 주문을 외우거나 부적을 몸에 지니기도 합니다. 서양에서도 선한 신과 악한 신을 대립구조로 보는 관점이 있긴 합니다. 마니교나 영지주의가 그렇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재앙도 하나님의 통치 안에서 일어난다고 봐야 합니다. 칼 바르트 표현에 따르면 교향악 중간에 불협화음이 나오지만, 전체적으로는 아름다운 교향곡인 거와 같습니다. 욥기에 따르면 마귀가 하나님의 허락을 받아서 욥에게 온갖 재앙을 내립니다. 그 이야기는 종교적 메타포니까 사실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그리스도교는 악이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극복되었다는 사실에서 시작합니다. 그것에 관한 근거를 학문적으로 찾아가는 게 신학이고, 경험으로 찾아가는 게 영성입니다. 이 세상과 역사와 인간 운명은 여전히 하나님의 비밀 안에, 또는 하나님의 은폐성 안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성경을 읽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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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6][북소리]

2023.11.08 11:11:08

"악의 세력도 결국은 하나님의 통치안에 들어 있다는 것과

그리스도교는 악이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극복되었다는 사실에서 시작한다는

말씀이 옳다" 사유합니다. 감사합니다.


신학과 영성에 관한 정의를 너무 멋지게 내려주셔서 나중에 제가 글을 쓸때 카피해서 쓰겠습니다.

(칼바르트처럼 "NEIN" 이라시면 몰래 쓰야할까요??..하하!)


제게 다녀간 하나님의 사람-천사-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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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3.11.08 22:44:42

북소리 님이 신학적 사유의 길로 들어섰으니

쟁기를 든 사람은 뒤를 돌아보지 않듯이 앞만 보고 나아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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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23.11.14 12:46:39

회개하지 아니하더라

반복되는 재앙에도 회개를 거부한 자들은 아마도 회개하고 싶어도 회개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을 것입니다.(16:11) 그 마음이 부드러울 때에나 회개가 나오지 그 마음이 완악해져서 딱딱하게 굳어버리면 회개하고 싶어도 못 하고 오히려 하나님을 훼방하다가 멸망의 길을 가게 됩니다. 어쩌면 회개가 안되는 그 자체가 심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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