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65) 4:26

 

네게 말하는 내가 그라.”

 

예수와 사마리아 여자의 대화는 일반적이지 않다. 영과 진리로 예배하라는 예수의 말을 들은 사마리아 여자는 가타부타 말하지 않고 다시 주제를 돌린다. 메시야가 오면 모든 의문점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한다. 아직은 예수의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이에 예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네게 말하는 내가 그라.” 이 발언이 물을 좀 달라.”(4:7)는 예수의 말로부터 시작된 사마리아 여자와의 긴 대화의 마지막이다.

예수가 공생애 중에 자신이 메시야라는 사실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 예수 스스로 자신을 메시야로 인식했는지는 다른 문제다. 메시야로 인식했다고 해서 그걸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는 없었다. 알린다고 해서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는 베드로의 진술을 들은 예수는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고 다짐을 받았다(16:20). 곧 이어서 예수가 당할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만류한 베드로를 향해서 예수는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고 책망했다(16:23).

네게 말하는 내가 그라.”는 요한복음 기자의 발언은 요한공동체의 신앙고백이라고 보는 게 옳다. 요한복음은 신약성경 전체에서도 가장 늦게 기록된 문서 중의 하나다. 이미 교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기록된 것이다. 그래서 요한복음에는 예수의 정체성에 대한 진술이 매우 적극적으로 표현되었다. 예를 들어서 요한복음에는 나는 ... 이다.’는 형식의 문장이 자주 나온다. 헬라어로 에고 에이미...’ 문장이다. 나는 양의 문이다. 나는 선한 목자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는 참 포도나무다. 우리는 초기 기독교에서 예수에 대한 경험과 인식과 해석이 아주 다양하지만 그가 그리스도라는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2천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다. 그 믿음이 단지 구호로 끝나지 말고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보편적인 설득력을 확보해야하지 않겠는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404 옥중서간(14) [6] 2010-05-29 5332
6403 메뚜기, 4월7일 [4] 2006-04-07 5312
6402 물세례, 4월11일 2006-04-11 5297
6401 옥중서간(1)- 종교적 인간 [2] 2010-05-03 5294
6400 신이 된 심리학 [6] [1] 2010-09-13 5293
6399 10월11일 진설병 [8] 2006-10-12 5292
6398 꽃밭 만들기 file [8] 2013-06-12 5261
6397 5월14일 도망가라 2009-05-14 5218
6396 앵두 file [9] 2013-06-14 5204
6395 허리띠, 4월8일 2006-04-08 5192
6394 주간일지 12월6일 file [1] 2020-12-07 5170
6393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막1:1), 3월22일 [2] 2006-03-22 5134
6392 예수의 세례, 4월14일 [1] 2006-04-15 5130
6391 하늘로부터의 소리, 4월17일 [5] 2006-04-17 5111
6390 2010년 부활절 공동 기도문 [1] 2010-04-08 5095
6389 5월4일 하나님의 나라 (1) [1] 2006-05-04 5082
6388 믿음과 인격 [3] 2013-08-09 5076
6387 옥중서간(17) 2010-06-04 5069
6386 예수님의 시험 (1), 4월25일 [2] 2006-04-25 5057
6385 예수 그리스도 (막 1:1), 3월21일 [4] 2006-03-21 5021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