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4일 도망가라

조회 수 5213 추천 수 0 2009.05.14 00:13:35
 

2009년 5월14일 도망가라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 (읽는 자는 깨달을진저) 그 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할지어다.(13:14)


이미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막 13장은 묵시문학적인 특징이 강합니다. 묵시문학은 바벨론에 의한 예루살렘 함락을 배경으로 싹튼 문학 장르입니다. 끔찍한 전쟁과 그로 인한 생활 터전의 파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더 이상의 희망을 품을 수 없게 했습니다. 초자연적 능력을 가진 존재가 내려와서 이 세상을 완전히 파멸시키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건설할 것이라는 대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유대 전쟁에서 이런 묵시문학적 조짐을 발견했습니다. 기원후 70년에 예루살렘은 다시 초토화되었습니다. 그들의 정신적 토대였던 예루살렘 성전도 허물어졌습니다. 그 이전에 이미 성전에 로마 황제의 동상을 세우려는 시도가 있기도 했습니다.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이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었습니다. 이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 징조였습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바로 이런 징조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받아들였을 겁니다.

위 구절에서 마가복음 기자는 이런 세상의 마지막 때에 유대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서 “산으로 도망하라.”고 외칩니다. 적군에 의해서 도시가 점령당하면 일단 안전한 곳으로 피해야 합니다. 예루살렘은 거룩한 도시였지만 별로 안전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산으로 피하는 게 제일 안전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닙니다. 생명이 위험할 경우에는 기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야 한다는 말이겠지요.

초기 기독교의 역사가 순교의 역사였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무조건 죽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때로는 도망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혼란의 시기에는 신앙적으로 맞서야 할 때와 피해야 할 때를 분간할 수 있는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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