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39) 6:63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라.

 

영과 육은 일단 구분된다. ‘육은 무익하다라는 표현은 오해를 사기 쉽다. 이런 표현은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에 영향을 받은 영지주의적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영지주의에는 영육 이원론이라는 특징이 있다. 영은 선하고 육은 악하다고 본다. 이런 표현 자체가 무조건 잘못은 아니다. 육은 본능적이다. 사람이 배고프면 도둑질도 한다. 성적인 욕망은 강렬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 강렬하지 않으면 인간이라는 종이 유지될 수 없다. 육은 죽음과 동시에 분해된다. 이에 반해서 영은 본능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영적으로 훈련이 잘된 사람은 인간 본능을 제어하면 산다. 개인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죽음까지도 극복한다. 이런 걸 놓고 본다면 영은 선하고 육은 악하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

구약과 신약의 전체 과점에서 볼 때 영육 이원론적인 인간론은 자리를 잡을 수 없다. 인간은 영과 육의 통합체다. 육이 아무리 본능적인 성격이 강하더라도 신구약 성경은 그 육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요한복음이 이런 신구약 성경의 전통만이 아니라 영지주의 영향을 받은 복음서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위 구절처럼 부분적으로 그런 표현이 나오기는 하지만 영지주의에 전적으로 지배받지는 않는다. 영지주의를 좋은 쪽으로 받아들였다고 보는 게 옳다. 따라서 요한복음에 나오는 영지주의적인 표현은 그것 자체로만 해석하지 말고 성경 전체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위 구절에서 영과 육의 구분은 실제의 영과 육의 구분이라기보다는 삶의 의미를 찾는 태도와 단지 먹고 배부른 조건만 찾는 태도의 구분이라고 봐야 한다. 예수의 말을 듣는 유대 군중들은 조상들의 만나 사건에 대한 종교적 향수가 강했다. 실제로 먹고 마시는 일에 몰두했다. 생존의 가장 엄중하기에 유대인들만이 아니라 모든 민족의 삶이 그랬다. 그런 삶의 종교적 형식이 기복신앙이다. 그런 신앙은 육에 속한 것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볼 때 우리 삶에 아무 유익이 없다. 먹는 문제가 사소하다는 게 아니라 그것만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예수는 우리에게 생명의 실질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를 말과 삶으로 드러내신 분이라는 사실이 여기도 확인된다. 이런 점에서 그의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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