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17) 6:36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나를 보고도 믿지 아니하는도다 하였니라.

 

유대 군중들이 예수를 보고도 믿지 않은 이유는 자신들이 기대했던 바를 예수에게서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표적을 기대했다. 그런 조짐들이 어느 순간에 예수에게서 보이자 따라나섰다. 예수를 왕으로 옹립할 생각도 했다. 예수를 자신들이 원하는 것에 부응하도록 몰아간 것이다. 예수도 그런 유혹을 받았을 것이다. 돌을 떡으로 만드는 일이 그런 것들이다. 예수는 그들의 기대와 열망을 따르지 않고 십자가에 처형당하는 길을 선택했다. 유대인들로서는 이런 자를 메시아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요한복음이 기록되던 기원후 100년 어간의 상황은 더 불안했다. 유대교와 기독교는 완전히 갈라서게 되었다.

나를 보고도 ... ’ 믿지 않았다는 말씀에서 우리는 진리를 본다는 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한다. 예를 들어 여기 두 사람이 길을 간다고 하자. 한 사람은 대나무숲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을 보지만 다른 한 사람은 그걸 못 본다. 한 사람은 꽃과 꽃 사이를 분주하게, 그러나 여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와 벌 보지만 다른 한 사람은 못 본다. 한 사람은 햇살과 그림자를 보지만 다른 한 사람은 못 본다. 보는 것만이 아니라 듣기와 기억도 마찬가지다. 성경을 읽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어떤 사람은 밋밋하게 읽지만 어떤 사람은 충격적으로 읽는다. 삶에 대한 인식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전에 어떤 교우와 대화하는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 지금까지 자신은 기독교 신앙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갑자기 전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그의 영혼이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가는 진통이다. 하나님의 존재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더 깊은 차원을 힐끗 보게 되면 그런 혼란을 겪는다. 지금 요한복음에 자주 나오는 생명도 그렇다. 이전에는 당연하다고 느꼈을지 모르나 더 깊고 넓은 차원이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느끼면 자신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한다. 사람은 영적인 존재라서 이런 경험들이 종종 주어지지만, 대개는 그냥 묻어두고 문제의식 없이 일상에 떨어진다. 눈이 밝은 사람은 거기서 벗어나려고 애를 쓴다. 그 과정에서 그는 진리를 실제로 보고, 그리고 믿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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