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43) 6:70

내가 너희 열둘을 택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나 너희 중의 한 사람은 마귀니라.

 

너희도 가려느냐?”라는 말씀을 들은 제자 중에서 베드로가 나서서 초기 기독교의 신앙고백을 그대로 진술합니다. 6:6869절입니다.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 우리가 주는 하나님의 거룩하신 자이신 줄 믿고 알았사옵나이다.” 우리가 앞에서 수없이 들었던 영생이라는 단어가 다시 나온다. 영생은 하나님에게만 가능한 것이기에 예수에게 영생의 말씀이 있다는 말은 예수의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설명을 부정할 기독교인은 없겠지만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천당에 가서 최상의 생활 조건으로 천년만년 사는 걸 꿈꾼다. 이런 꿈이 인간의 가장 일반적이고 종교적인 욕망이기에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그런 꿈을 꾸면서 신앙생활 하는 게 편한 사람들은 그렇게 해도 좋다. 그런 꿈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은 자신의 인간적인 욕망을 내려놓고 하나님 경험의 중심으로 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 하나님 경험의 중심이라는 말 역시 어떤 이들에게는 멀게 느껴질 것이다. 소리의 세계에도 경험의 중심이 있고, 물리학에도 경험의 중심이 있고, 심지어 바둑에서 경험의 중심이 있다. 그 중심은 무한히 깊다. 하나님 경험의 중심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교회 생활 자체에만 매달리면 기독교 신앙이 그에게 오히려 짐이 된다.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들은 예수는 열두 제자 중에서 한 사람이 마귀라고 말씀하신다. 가룟 유다를 가리킨다. 어떤 이를 향해서 마귀라고 규정한다는 것이 예수에게 어울리지는 않는다. 예수가 직접 발언한 것인지, 또는 제자들이 그렇게 추정한 것인지는 지금의 관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발언에서 정작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 점은 제자로 나선 이들에게 두 가지 가능성이 늘 열려있다는 사실이다. 한편으로 여전히 제자로서의 삶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마귀로서의 삶이 있다. 마귀로서의 삶을 무조건 부도덕하고 파렴치하다고 보면 곤란하다. 가룟 유다의 배신은 자기 방식으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다. 인간의 선한 의지가 하나님의 선한 의지와 일치하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 일치하지 않게 하는 힘이 마귀다. 마귀는 자기 합리화에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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