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35

14:6

또 보니 다른 천사가 공중에 날아가는데 땅에 거주하는 자들 곧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방언과 백성에게 전할 영원한 복음을 가졌더라

요한은 공중을 나는 천사를 보았습니다. 천사 그림에는 일반적으로 날개가 달렸습니다. 라파엘로의 천사 그림이 유명합니다. 시스티나에 있는 ‘마돈나 2편’에는 그림 아랫부분에 살짝 걸쳐서 천사 둘이 나옵니다. 표정이 없습니다. 멍하니 하늘을 보는 모습입니다. 그런데도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많은 걸 느끼게 합니다. 성모 마리아 품에 안기 아기 예수를 부러워하는 건지, 저런 모습이 사실인가 하고 궁금해하는 건지, 우리는 흥미 없어 하고 생각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천사 모습이 아주 귀엽습니다. 라파엘로는 천사를 통해서 그림 전체에 신비로움을 더했습니다. 요한은 라파엘로의 천사와는 분위기가 다른 천사를 보았습니다. ‘영원한 복음’을 들고 공중을 나는 천사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복음’(유앙겔리온)이라는 단어보다 더 중요한 건 없습니다. 예수에 관한 이야기가 곧 복음입니다. 복음인 이유는 그것이 구원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즉 예수를 통해서 우리가 죄와 죽음에서 해방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을 단순히 교리적으로만 생각하면 복음의 능력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우선 자신의 죄와 죽음 앞에서 절망해야 합니다. 바리새인들은 그런 절망이 없었기에 예수와 그의 메시지를 복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영원한’이라는 표현을 시간의 양으로 보면 안 됩니다. 예수를 통한 구원의 능력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그 영원한 복음을 경험한 사람들이고, 천사처럼 다른 이들에게 전해야 할 소명을 받은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