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로고스 009, 1:43

 

나를 따르라!”(3)

 

 

기독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를 단순히 존경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뒤따름으로써만 성립되기에 기독교의 모든 종교의식 역시 바로 이 한 가지 사실로 집중된다. 그 시작은 세례다. 우리는 예수를 본받는 게 아니라 예수와 함께 죽고 함께 산다고 믿기에 세례를 받고 한 평생을 세례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신앙생활의 연륜이 있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놓치기 쉽다. 세례 사건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교회의 메커니즘에 적응하는 것을 신앙의 성숙으로 여긴다. 집사가 되고, 안수 집사가 되고, 권사나 장로가 되는 것에 만족한다. 장로나 목사를 가릴 것 없이 모든 기독교인이 기본적으로 세례교인이라는 사실을 외면하거나 소홀하게 여기는 건 영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상투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죽을 때까지 예수와 함께 죽고 예수와 함께 산다는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 나는 나이가 충분히 들었고, 목회 연수도 길며, 나름으로 신학자이자 저술가로서 상당한 연륜을 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도 역시 예수와 함께 죽고 산다는 사실에 나의 영혼을 걸고 있다. 그 이외의 것들은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세례 사건이 구원과 직결되는 사실이 기독교가 타종교와 구별되는 지점이다. 타종교는 일단 어느 정도 성숙의 단계에 이르면 자기의 길을 가지만 기독교는 다시 예수에게로 돌아온다. 예수와 함께 시작해서 예수와 함께 끝난다.

이런 점에서 성찬식은 예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성요소다. 우리는 성찬식을 통해서 세례를 반복해서 기억한다. 일반적이거나 종교적인 교양을 쌓는 게 아니라 예수와 하나 되는 것이 기독교 신앙에서 핵심이기 때문이다. 설교도 이런 방향에서 실행되어야 한다. 신자들의 심리나 교양을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예수에게 일어난 구원 사건을 만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사건이 케리그마다. 케리그마가 일상에서 잘 느껴지지 않기에 설교자와 회중들은 자기에 대한 관심이나 연민으로 떨어진다. 이걸 극복하기가 쉽지 않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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