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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하나님의 선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야말로 죄로부터 해방되는 첫걸음이다. 하나님의 선물은 그것 자체로 가장 선하고 아름다운 것이라서 내가 거기에 어떤 것을 더 보탤 필요가 전혀 없다. 나의 노력으로 어떤 것을 더 보태야만 완성될 것 같다는 염려가 바로 죄다. 죄로부터의 해방은 자신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선한지를 아는 데서 시작된다. 그걸 모르면 평생 자신이 보충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산다. 보충해봐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불안해지며, 그 불안을 해소하려고 다시 자신의 나머지 에너지를 쏟는다. 그리고 방전 상태로 죽는다. 죄가 우리를 생명의 근원인 하나님과 단절시킨다는 사실이 여기에 그대로 나타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창문을 통해서 텃밭을 바라보고 있다. 토마토와 고추와 오이와 호박, 그리고 깻잎과 가지와 열무가 보인다. 그리고 코스모스와 해바라기와 감나무와 산딸나무와 대나무가 보이고, 그 뒤로 참나무와 소나무 숲이 보인다. 온갖 것들의 형체와 색깔이 다 다르다. 무엇을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는 내 삶이 아름답고 선하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필요한 것은 없다. 보는 것만이 아니라 소리를 듣고 촉감을 느끼는 것, 그리고 중력을 받거나 시장기를 느끼는 것도 역시 하나님의 귀한 선물이다. 내 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든 풍경이 마치 마법의 나라에 들어간 것처럼 재미있다. 이럴 때는 배고픈 것도 잊는다. 이런 것에 영혼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은 부족해도 삶을 풍요롭게 경험할 수 있다. 가난해도 결정적으로 손해가 나는 일은 없으니 약간의 불편만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으면 안심하고 살아도 된다.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는 불편한 것을 삶의 불행으로 착각한다는 데에 있고,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마지막 문장이 마음이 와닿습니다. 안심하지못하는이유는 불편한것을 삶의 불행으로 착각한다는....
가난뿐만 아니라 질병,정신적 고통 , 인간관계,억울함 등등... 우리를 안심하지 못하게 하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데 대부분은 이것을 삶의 불행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이것이 착각이라고는 인지하지 못하는것
같습니다...그러니 삶에 대해 원망도 하고 화도 내고....
목사님의 글을 매일 읽으면서 왜 우리 존재 그리고 사는 순간순간이 하나님의 선물인지 손길인지를
다시금 일깨우게 되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