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5일, 목
나사렛 예수
성경에 나오는 이름 중에 앞의 것은 대개 지역을 가리킨다. ‘막달라 마리아’는 막달라 지역 출신 마리아라는 뜻이고, ‘아리마데 요셉’은 아리마데 사람 요셉이라는 뜻이고, 가룟 유다는 가룟 사람인 유다라는 뜻이다. 나사렛 예수는 당연히 나사렛 출신이라는 뜻이다. 평범한 호칭이다.
예수는 근동과 유럽 역사에서 대중적으로 이름을 날린 사람은 아니다. 로마 역사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예수와 그의 하나님 나라 운동이 로마 제국에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의미다. 복음서는 예수의 영향력이 당시에 상당한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오병이어 사건 이야기에서는 여자와 아이들을 제외하고 남자 성인만 5천 명 이상이 모인 것으로 나온다. 여자들과 아이까지 합하면 최소한 2만 명 이상은 될 것이다. 예수의 소문이 갈릴리와 유대에 널리 퍼졌다는 표현도 자주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대교 지도자들이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복음서 기자들은 저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예수 사건을 어느 정도는 부풀릴 수밖에 없었다.
예수는 살아있는 동안 아무런 열매를 거두지 못했다. 자신의 소명이 실패했다고 느꼈다. 그래서 십자가에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하고 외쳤다. 마태복음 기자는 예수가 고함치면서 운명했다고 전한다. 제자들도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약간 씩 보도가 다르게 나오지만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고향으로 돌아갔다. 예수의 제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게 두려웠을 것이다. 그 뒤로 어떤 특별한 일이 그들에게 일어나지 않았다면 예수의 복음은 그대로 역사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예수는 나사렛 사람이었다. 우리의 친구요, 오빠요, 형제요, 이웃과 같다. 종교권력과 정치권력에 의해서 쉽게 제거당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이었다. 그가 어떻게 하님의 아들이 되었을까? 어떻게 인자(人子)가 되었으며, 그리스도가 되었고, 재림주가 되었을까?
예수가 나사렛이 아닌
한국의 시골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