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71
16:14
그들은 귀신의 영이라 이적을 행하여 온 천하 왕들에게 가서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의 큰 날에 있을 전쟁을 위하여 그들을 모으더라
거짓 선지자의 입에서 나오는 영은 ‘귀신의 영’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영혼을 병들게 하는 영입니다. 13절에서 짚었듯이 귀신의 영도 이적(σημεῖον)을 행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이적은 사람들을 유혹하려는 것이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게 아닙니다. 당시에 어떤 사건이나 현상을 보고 요한이 저런 말을 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길이 없습니다. 혹시 큰 전쟁을 앞두고 벌인 로마 제국의 군사 모집 활동일까요?
‘전능하신 이의 큰 날’에 전쟁이 일어난다는 표현이 특이합니다. 여기서 전능하신 이는 물론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전쟁을 일으킨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평화의 왕이라는 사실과 어긋납니다. 전쟁은 로마 황제의 소관입니다. 요한이 굳이 전능하신 이의 큰 날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말한 이유는 실제 전쟁을 일으킨다는 뜻이 아니라 평화에 대한 역설적인 표현이 아닐는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바울도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롬 12:17)라고 했습니다.
현대 역사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성전(聖戰) 개념은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구약에서는 그런 사상이 약간 보이기는 하나 신약에서는 있을 수 없습니다. 십자가에 처형당한 이를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님을 로마 제국의 정복 전쟁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인에게는 절대적인 무저항만 있느냐, 하는 반론이 가능합니다. 이런 주제는 한두 마디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성경의 근본 가르침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 신앙을 빌미로 전쟁을 부추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귀신의 영
이적을 행하는 귀신의 영(계16:14) 강원도 선배 목사님 왈 “동네에 있는 절에 중이 병을 막 고친다는 소문이 나가지고 교인들 몇 명이 병 고치러 가버렸다니까. 낮에는 교회 와서 예배드리고 오후에는 절에 가서 안수(?)기도 받어. 어쩌면 좋아?” 신유 은사는 원래 목사님들에게 더 많이 주어졌는데, 사용하지 않으니 뺏긴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