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97

18:1

이 일 후에 다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 오는 것을 보니 큰 권세를 가졌는데 그의 영광으로 땅이 환하여지더라

이제 18장으로 세계 심판에 대한 예언은 끝나고 19장부터 22장까지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새 하늘과 새 땅, 그러니까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늘나라’에 대한 묵시적 상상이 멋지게 펼쳐집니다. 19장이 기다려집니다. 요한이 심판의 대상으로 여기는 바벨론 제국은 이미 오래전에, 그러니까 기원전 6세기에 끝장났습니다. 앞에서도 반복해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요한은 바벨론이라는 이름을 빌려서 로마 제국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말하는 중입니다. 우선 18장을 단락별로 구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3 바벨론 멸망 통고

4-8 믿는 자의 피신 권고

9-20 바벨론 애곡

21-24 바벨론 운명의 끝장

1절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등장합니다. 이런 표현을 실제로 공중에서 날개를 단 천사 형상이 공중 부양하듯이 내려오는 거로 생각하는 분들은 안 계시겠지요. 상징입니다. 상징이기에 허황한 이야기라는 뜻은 당연히 아닙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라는 판타지 동화는 일곱 살 소녀 앨리스가 토끼굴을 통해서 들어간 이상한 나라에서 겪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현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 동화는 세계 많은 어린이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어린 왕자>도 마찬가지고요. 나무가 자기 생각을 사람에게 말한다는 게 이상하기는 하나 그런 비유와 상징과 은유 등등은 인간의 삶과 세계의 본질을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게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천사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딱 떨어지게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궁극적이고 신비로운 사태를 말하려고 천사라는 메타포를 끌어들인 것입니다. 그런 사태를 느끼는 사람도 있고 전혀 무감각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무슨 말을 할지 귀를 기울여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