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4일 기독교 신앙의 양면성(1)

조회 수 2159 추천 수 7 2008.09.03 23:04:38
2008년 9월4일 기독교 신앙의 양면성(1)

이는 제자들을 가르치시며 또 인자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죽임을 당하고 죽은 지 삼일 만에 살아나리라는 것을 말씀하셨기 때문이더라. (막 9:30)

마가복음 기자는 예수님이 갈릴리를 지나면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이유를 당신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예고 때문이라고 보도합니다. 이 두 가지 사실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가 앞에서 몇 번 확인했듯이 메시아 비밀에 놓여 있습니다.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비밀이 유지되려면 가능한 대로 사람들이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예수님의 거동을 비밀에 붙여야 합니다. 이런 마가복음의 진술이 조금 이상하게 생각될 겁니다.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은 가능한 대로 널리 알려야 할 위대한 사건인데, 왜 그것을 비밀에 붙이느냐 하고 말입니다.
우리는 이런 말씀을 그 당시의 눈으로 읽어야 합니다. 지금은 기독교가 세계 역사에서 중심이 되는 종교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 당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을 아무리 강조해도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지도 못했고, 받아들이지도 않았습니다. 이게 바로 마가복음 공동체가 처한 ‘삶의 자리’였습니다. 여기서 그들은 메시아 비밀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신학적으로 그렇게 복잡한 것도 아니고 추상적인 것도 아닙니다. 아주 구체적인 것이며 현실적이며,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깨우침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은 지금도 비밀에 속합니다. 나사렛 목수인 요셉의 아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비밀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 신앙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우리의 신앙이 아주 특별하다는 사실이 한 면이고, 그 예수 그리스도 사건이 여전히 실증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또 하나의 면입니다. 전자는 위로이지만, 후자는 불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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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1]소풍

2008.09.04 14:59:02

아침에 읽고 묵상한 생각들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질 않습니다.
위로와 불안 사이에서의 끝없는 서성거림이
오늘날 기독인이 감내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건만
우리는 얼마나 성급히
불안의 파도를 짐짓 모른 채 하며
위로의 항구에 정박하고자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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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9.04 23:23:46

그렇지요?
신앙생활에서도 여전히 조급증과 성과주의가 지배하고 있지요?
그런 방식으로는 영적인 성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신앙생활은 KTX를 타고 쏜살같이 달리는 게 아니라
혼자서 지구의 중력을 느끼면 천천히 산보하는 것과 비슷할 거에요.
그래야만 옆에 있는 나비, 민들게, 지렁이도 보고
바람과 비도 맞을 수 있는 거지요.
그게 다 삶의 과정이거든요.
돈 주고 슈퍼에서 과일을 사 먹기보다는
한번 과일나무를 키워봅시다.
오늘 이길용 박사와의 종교학 강의, 좋았어요?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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