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12

13:1

내가 보니 바다에서 한 짐승이 나오는데 뿔이 열이요 머리가 일곱이라 그 뿔에는 열 왕관이 있고 그 머리들에는 신성 모독 하는 이름들이 있더라

요한은 한 짐승의 출현을 다시 봅니다. 이 짐승은 바다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앞서 12장이 언급하는 용은 하늘에서 시작했습니다. 용과 짐승의 형태가 비슷합니다. 그들은 각각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 개나 달렸습니다. 용의 머리에는 ‘왕관’(계 12:3)이 있고, 짐승의 머리에는 ‘신성을 모독하는 이름’이 있다고 합니다. 12:3절을 설명하면서 이 괴상한 형태의 짐승에 대한 환상이 단 7장을 배경으로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거기에 ‘네 짐승 환상’이 나옵니다. 다니엘은 “큰 짐승 넷이 바다에서 나왔는데 그 모양이 각각 다르더라.”(단 7:3)라고 말하기 시작합니다. 첫째 짐승은 독수리 날개를 한 사자이고, 둘째 짐승은 곰 형상이고, 셋째 짐승은 날개 넷에다가 머리 넷이 있는 표범 형상이었고, 넷째 짐승은 앞의 짐승과 차원이 완전히 달랐다고 합니다. “무섭고 놀라우며 또 매우 강하며 또 쇠로 된 큰 이가 있어서 먹고 부서뜨리고 그 나머지를 발로 밟았으며 이 짐승은 전의 모든 짐승과 다르고 또 열 뿔이 있더라.” 다니엘은 바벨론 제국을 이런 방식으로 형상화했고, 이제 요한은 로마 제국을 다니엘 환상에 근거해서 용과 짐승으로 묘사합니다.

‘신성 모독’은 1세기 말인 81~96년에 로마 황제였던 도미티아누스의 신격화를 가리킵니다. 당시 로마 제국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이런 황제숭배는 아주 자연스러웠습니다. 로마 제국의 절대화가 곧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해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초기 그리스도교는 당시의 그런 시대정신에 저항함으로써 박해를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공연히 문제를 일으키는 집단으로 취급받은 것입니다. 초기 그리스도교는 네로 황제(54~68년) 때부터 도미티아누스 황제 때까지 잔인하게 박해받았습니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기둥이라 할 예수 동생 야고보와 베드로와 바울이 모두 60년대에 죽었습니다. 도미티아누스 황제 시절에는 그리스도교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웠습니다. 요한은 바벨론 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상징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을 지킨다고 격려하고 위로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