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1일 첫째와 꼴찌(3)

조회 수 1873 추천 수 6 2008.09.20 21:54:38
2008년 9월21일 첫째와 꼴찌(3)

예수께서 앉으사 열두 제자를 불러서 이르시되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 사람의 끝이 되며 뭇 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하시고. (막 9:35)

꼴찌가 되어야 한다는 주님의 말씀은 실제로 그렇다기보다는 가능한 대로 잘난 체 하지 말고 남을 섬기며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이 세상살이에서는 기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좀 괜찮게 살아야 하지 않느냐, 그래야 결국 복음 전파도 효율적으로 일어나지 않겠느냐 하고 말입니다.

일리가 있는 주장입니다. 저도 제 딸들이 학문적으로 일정한 성과를 내고 사회에서도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가능한대로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의 청소년들과 일반 성도들도 역시 성실하게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생각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과 대립하는 걸까요?

이런 문제는 오늘 본문과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본문의 배경이 무엇인지를 보십시오. 제자들이 누가 크냐 하는 논쟁을 벌였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겠다고 모인 사람들이 세속적 욕망에 묶여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욕망으로는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다시 잘 생각하세요. 이 세상에서의 성실한 삶과 그 업적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남보다 자기를 앞세우려는 욕망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차원에서 첫째가 되려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는 이 말씀은 옳습니다. 꼴찌에게 주어지는 영적인 경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불성실하게 살아서 꼴찌가 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이미 그렇게 된 사람, 또는 그런 자세로 사는 사람에게 임하는 은총이 놀랍다는 뜻입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복이 있다는 팔복의 첫 명제도 바로 이 사실을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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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08.09.21 21:50:06

그 옛날 마이너러티들이 모여서
예수라는 젊은이를 따르며
조상 다윗과 그 동류들의 전례를
추구하였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꾸준히 가르치시는 하나님 나라를
세상의 나라로 이해하였던 그들..

이 땅에서 하나님나라의 실체를 보여주는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 앞에서야
그들은 예전의 수업들을 단번에 이해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사실을 이미 알고 믿는다고 하는 '나'
여전히 꼴찌보다 첫째가 좋다는 '나'
문제입니다.

권력의 원리, 세상의 원리를
이미 알아버렸는데,
어린 아이와같이 이것에는 전혀 무지할 것을 바라시니..
몸은 안움직이는 씨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레벨:0]청개구리

2008.09.22 13:41:05

개그목사 장목사가 언젠가 이런말을 한적이 있습니다 "낮아지기 의하여 높아진다" 그 간의 장목사의 언행으로 미루어보아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말이지만 한 때는 이게 무슨 말인가 하고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정목사님의 큐티를 보니 장목사의 입장에서 '"'낮아지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거역하는 모양새도 안좋고 높아지려는 개인적인 욕망도 버리기 싫고 해서 한 소리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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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9.22 22:39:10

유니스 님은 기독교 신앙에 대한 공부가 깊으시군요.
위의 대글이 그걸 그대로 보여줍니다.
다 좋은데요, 한 가지만 잠시 질문할께요.
<이 땅에서 하나님나라의 실체를 보여주는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 앞에서야
그들은 예전의 수업들을 단번에 이해하였습니다.>한 대목이
확 들어오지 않아서요.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요.

그리고요,
나도 꼴찌가 되기 싫답니다.
특히 테니스 칠 때는 더 그래요.
왜 그런지 나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좀 져 줘도 되는데,
악착같이 이기려고 한단 말이에요.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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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08.09.23 10:59:53

목사님께서 질문하시니 땀이 뻘뻘납니다....^^;

1.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이 하나님 나라의 실체'
라는 표현은 좀 무리가 있을 수도 있는데
좀 더 적절한 표현을 생각못했습니다..(변명)

2. 그들은 예전의 수업을 단번에 이해하였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제자들이 예수님이 메시아임에 대한 믿음들은
그 오차범위가 아주 크다고 여겨집니다.
이는 믿음 이전에 확실한 이해가 없어서이며,
주님의 부활까지의 결말을 보았을 때
그동안 그분과 함께하였던 시간들이
한꺼번에 이해가 되지않았을까요?

사도행전에서
이 땅에 예수님의 부재가 시작되었지만
제자들의 행동들은 일치를 보여주는 것은
주님과 그의 나라를 이해하여서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설명을 해보았습니다..^^;
목사님,
흐린 날씨지만
아늑한 하루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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