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2일 첫째와 꼴찌(4)

조회 수 1721 추천 수 7 2008.09.21 23:40:24
2008년 9월22일 첫째와 꼴찌(4)

예수께서 앉으사 열두 제자를 불러서 이르시되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 사람의 끝이 되며 뭇 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하시고. (막 9:35)

꼴찌, 가난한 사람, 우는 사람, 십자가에 처형당한 사람의 공통점은 더 이상 사람에게 기대할 게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사람에게 기대할 게 많은 사람들에 속합니다. 여러분 자신의 경우를 생각해보십시오. 열 손가락으로도 모자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에요. 테니스장에 가면 사람들이 저와 게임을 하기 원합니다. 인기가 좀 있다는 뜻이지요.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거기에 기대를 많이 걸겠지요.

기대할 사람이나 그런 일들이 많은 사람과 기대할 게 전혀 없는 사람 중에서 누가 더 행복할까요? 우문입니다. 전자에 해당되는 사람이 행복하겠지요. 그러나 조금만 더 깊숙이 그 안으로 들어가면 상황이 전혀 달라집니다. 그건 제가 여기서 일일이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기대가 많다는 것은 곧 그것에 의해서 삶이 흔들릴 개연성이 많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기대할 게 없는 사람은 모든 것을 포기했으니까 그럴 기회도 별로 없습니다.

위의 이야기가 말장난처럼 들리시나요? 그렇다면 구약의 시편을 천천히 읽어보십시오. 그들은 한결같이 사람에게서 모든 기대를 거두고 오직 하나님에게만 기대를 걸었습니다. 거기서만 삶의 토대가 탄탄해진다는 사실을 그들은 고백하고 있습니다. 십자가에 처형당한 예수님도 바로 그런 경험을 하신 거구요. 아버지, 내 영혼을 받아주소서.

다비안 여러분은 모두 인생에서 실패자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로든지 그렇게 되었다면, 이제 그것이 오히려 은총의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철저하게 외로울 때만 철저하게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답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어떤 여류 소설가의 말처럼 “꼴찌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레벨:0]청개구리

2008.09.22 13:33:34

소설가께서는 "최선을 다한"이라는 단서를 다셨죠? 그것이 인간과 하나님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나님은 '그냥 꼴찌"를 사랑하시는데,자아를 내려놓지 못하는 우리들은 꼴찌의 자리로 낮아지기를 거부하고 "꼭 인생에서 실패자가 되란 말이 아닙니다"라는 식으로 변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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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9.22 16:22:58

그렇군요.
박완서 선생님은 최선을 다한이라는 단서를 다셨군요.
그것도 좋겠지요.
그러나 최선을 다 하지 못한 꼴찌도 박수를 받으면 좋지 않을는지요.
그런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의 은총이 임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레벨:4]알고파

2008.09.23 22:57:18

유독 기독교인들은 '첫째와 꼴찌'를 더 따지며
끊임 없이 '나'를 구해내려고 애 쓰는 것 같습니다.
(저 자신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서도.. 모든 현대인들의 문제이기도하지만..)

꼴찌가 된 나에게도 헤어날 변명이 꼭 필요한 것 같구요.
내가 '나'를 받아주지 못할 상황이 바로 '지옥'이 되는 것 같습니다.
힌두나 불교에서는 이런 것들에 대한 가르침이 많은 것 같은데
현실의 기독교는 '자신의 구원'에 너무 집착하는 인상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것들 때문에('나'에 집착하는 '나'의 문제 때문에)
예수께서도 본문의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현재의 기독교에서는 이런 가르침 대신에
마치 겸손을 가르치시는 것처럼 오해가 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꼴찌가 되건 첫째가 되건 별로 개의치 않는 '내'가 되는 것은
이 땅에서는 정녕 힘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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