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4일 예수 영접(1)

조회 수 2050 추천 수 6 2008.09.23 23:13:23
2008년 9월24일 예수 영접(1)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요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면 나를 영접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함이니라.(막 9:37)

오늘 본문은 해석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누가 크냐 하는 논쟁에 빠져든 제자들을 향한 충고가 이제 예수 영접과 하나님 영접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막 9:33-37절의 단락에서 중심 주제는 무엇일까요? 낮춤의 영성인가요, 아니면 예수 영접인가요? 또는 이 양자의 일치인가요? 병행구인 마 18:1-5절은 예수를 영접하는 사람이 하나님을 영접한다는 구절을 제외했습니다. 어떤 전승이 원래의 말씀에 가까운지 정확하게 말하기는 힘듭니다. 어쨌든지 중요한 것은 어린아이 영접과 예수 영접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는 “내 이름으로”라는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예수의 이름은 교회를 가리킨다고 보아야 합니다. 오늘과 같은 형태의 교회는 아니라 하더라도 분명히 나사렛 예수 공동체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 나사렛 예수 공동체를 원형으로 하는 오늘의 교회도 역시 어린아이와 그런 사람들을 받아들이는데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겠지요.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할까요? 이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을 교회가 돌봐야 한다는 말씀일까요? 일종의 복지활동처럼 말입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당연히 그런 일을 해야겠지요. 그러나 이 말씀은 단지 그런 차원에 머물지는 않습니다. 영접한다는 단어를 잘 생각해보십시오. 우리가 예수를 영접한다는 것은 그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점에서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을 영접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들을 복지의 차원에서 돌보는 것에 머무는 게 아니라 존재론적으로 하나가 된다는 뜻이겠지요. 교회는 낮은 자리로 내려가야겠지요. 사람들의 눈에 뜨이지 않아도 자유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자리로 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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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09.24 14:41:45

오래 전의 일입니다
같은 교회 교우들과
그 지역 독거 노인들을
한 가정이 한분을 각각 관심을 갖고
돌봐 드리기로 했었습니다
처음엔 선한 의욕이 넘쳤죠
하지만 곧 흐지부지 없던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분들이 매달리면 매달리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반대로 우리를 반가워 하지 않으면
그것이 또 부담스러웠습니다
선행 너머에 더 근본적인 능력이 우리에게 없었던 거죠
낮은 이웃은 선한 감정으로만 접근 할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존재론적으로 하나가 됨'이라는
전혀다른 차원의 세계 ...
주님은 늘 그렇게
견고한 '자아'를 안고는 들어 갈 수 없는
세계를 보여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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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9.24 21:15:49

시와그림 님은 솔직하시군요.
우리에게는 사랑의 능력이 근본적으로 없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있는 것처럼 포즈를 취하다보니
서로가 피곤하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도 위선이라도 필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긴 하지요.
알고 있지요?
'자기집중'이 성서가 말하는 죄(하마르티아)라는 거요.
부도덕한 행위들은 죄가 아니라 죄의 결과들일 뿐이구요.
기독교가 원죄를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답니다.
자기집중이 우리에게 숙명처럼 작동되거든요.
회심은 곧 자기집중에서 하나님 집중으로 바꾸는 겁니다.
오늘도 내가 선생 티를 냈군요.
언제나 이 버릇을 버릴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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