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텃밭 식구 부추꽃이다.
부추는 일정한 때가 되면
기가 막히게도 꽃대를 올린다.
홀로 꼿꼿하다.
하늘과 가까운 꽃대 끝자락에서
봉오리가 맺히고,
조금 더 시간이 가면
봉오리가 열리면서 앙증스러운 꽃을 피운다.
과학 기술자들이 실험실에서 용을 써도
이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
통쾌하다.
어디 이뿐이랴.
자연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주 사소해 보여도,
심지어 물방울 하나 떨어지는 일도
마음 가라앉히고 깊이 들여다보면
가슴이 시려올 지경으로 신비롭다.
비 내리는 오늘 하루도
가슴 시리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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