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6일 오병이어 (63)

조회 수 1500 추천 수 11 2007.09.25 23:22:43
2007년 9월26일  오병이어 (63)

남은 떡 조각과 물고기를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 떡을 먹은 남자는 오천 명이었더라. (막 6:43,44)

오병이어가 열두 바구니나 남았다고 합니다. 오병이어는 한 바구니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반 바구니나 될는지요. 그런데 거기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실컷 먹고도 원래보다 스무 배나 많이 남았다니,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을까요. 그러니 예수님이 초자연적인 기적을 일으킨 게 분명한 게 아니냐, 하고 주장하실 분들이 계시겠지요. 그런 주장을 제가 무조건 거부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겨우 쥐꼬리만, 그것도 아주 흔적으로만 알고 있는 제가 어찌 그런 만용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 다만 그것은 저의 관심이 아니라는 사실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제 관심은 초자연적인 기적이 아니라 영적인 기적이니까요.
오천 명과 열두 바구니가 말하는 것은 분명히 놀라운 기적이지만 그것은 영적인 기적입니다. 여기서 ‘영적’이라는 표현을 무언가 대답하기 궁색할 때 던지는 상투어로만 생각하지 마세요. 영적인 기적은 자연의 원리를 뛰어넘은 초자연적 기적보다 훨씬 근원적이고 심층적입니다. 하나님은 자연을 창조한 분이니까 당연히 그 자연을 넘어서는 기적을 행하실 수 있지만 마술 같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일으키는 기적을 행하시는 분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오히려 자신이 창조한 자연에 예속되는 방식으로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입니다. 예수의 십자가는 바로 자연에 예속되는 사건이었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초자연적 기적이 아닙니다. 부활은 자연과 초자연의 경계를 넘어서는 궁극적인 생명사건입니다.
우리가 오병이어 묵상의 앞부분에서도 한번 짚었지만, 기독교 신앙의 토대를 초자연적 기적에 놓는 건 별로 바람직하기 않습니다. 고대인들에게는 그런 것이 하나님의 구원행위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성서를 오늘의 시각이 아니라 그 당시의 시각으로 일단 바라보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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