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6일 오병이어 (43)

조회 수 1825 추천 수 8 2007.09.05 23:37:37
2007년 9월6일  오병이어 (43)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막 6:41)

우리가 하나님의 현실성을 경험한다는 것은 거룩한 존재를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종교학자 루돌프 오토는 <Das Heilige>(거룩함)이라는 책에서 이런 경험을 가리켜 ‘누미노제’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곧 거룩한 두려움을 의미합니다. 모세가 호렙산에서 느낀, 이사야가 성전에서 느낀 경험이 바로 그것입니다. 또는 처녀의 몸으로 남자 아이를 잉태하여 출산하게 될 거라는 천사의 말을 들은 마리아의 두려움이 바로 그것입니다.
<신의 아그네스>라는 연극이 있습니다. 아그네스는 영혼이 맑은 수녀입니다. 그녀는 수녀가 닦아야 할 경건생활에만 충실했습니다. 그이외의 것은 아무 것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녀가 어느 날 아기를 낳았습니다. 수녀원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자칫하면 수녀원의 명성을 잃어버릴지도 모를 사건이었으니까요. 수녀원장은 남자가 누구냐고 추궁합니다. 그러나 아그네스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그녀는 늘 정한 시간에 기도하고 말씀을 읽었을 뿐입니다. 어느 날 그녀는 환한 빛을 경험합니다. 요즘 말로 성폭행이었지만 그녀는 그것이 무슨 일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수녀원장의 눈에 아그네스는 부정을 저지른 철부지 수녀입니다. 그 작품은 아그네스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야말로 거룩한 영혼의 수녀였습니다.
우리는 거룩한 삶과 세속적인 삶을 쉽게 단정하면서 살아갑니다. 종교적으로 세련된 바리새인의 삶은 거룩하고, 영악한 세리와 천박한 창녀의 삶은 세속적이라고 단정합니다. 정말 이상한 것은 그런 삶의 형식은 우리가 참된 종교경험이라 할 수 있는 ‘누미노제’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현실성과 만나는 것입니다. 그것은 신앙의 연륜이나 인격으로 경험할 수 없는 하나님의 거룩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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