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7일 오병이어 (23)

조회 수 1809 추천 수 1 2007.08.16 23:17:45
2007년 8월17일  오병이어 (23)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막 6:41)

어제의 묵상대로 예수님의 부활생명이 우리의 참된 밥이라고 한다면 오늘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의 일용할 양식인 이 밥도 역시 하나님이 내려주신 은총이며, 그런 의미에서 생명의 밥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지금 이 실제적인 밥과 부활의 관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우리가 짊어져야 할 인식의 한계이며, 동시에 우리가 풀어야 할 신앙적 숙제이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밥을 부활생명의 현실(reality)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것이 곧 밥을 거룩하게 먹는 연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사발의 밥에서 생명의 신비와 거룩성을 경험해야겠지요. 그것은 곧 밥과 일치입니다. 밥이 내가 되고, 내가 밥이 되는 신비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과연 이게 가능할까요? 일반적으로 우리는 밥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일치를 경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열면 안 될 것도 없습니다.
며칠 전에 저는 교회 가까운 ‘김밥나라’라는 분식집에서 혼자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감자수제비를 시켰습니다. 10분쯤 기다리니까 위가 넓고 밑이 좁은 큰 국그릇에 구수한 감자수제비가 나왔습니다. 수제비 조각이 제일 많이 들어 있고, 얇게 썬 감자, 파, 양파, 풀어진 달걀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몇 조각 소고기도 보이네요. 국물이 정말 시원했습니다. 저는 그 안에 든 먹을거리를 하나하나 꼭꼭 씹어서 먹었습니다. 그 순간에 저는 감자수제비와 하나가 된 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황홀한 경험입니다. 이것이 바로 밥을 거룩하게 먹는 경험이 아닐는지요.

[레벨:0]도루박

2007.08.17 14:22:59

'밥이 내가 되고 내가 밥이 되는 신비' 이해하기가 쉽지 않네요. 성찬예식때에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데...영성의 차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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