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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53- 수건
사진은 우리 집 화장실에 걸려있는 수건이다.
수건으로 얼굴이나 손의 물기를 닦을 때
그 느낌은 특별하다.
뽀송뽀송한 수건이 내 젖은 피부에 닿은 느낌은
황홀할 지경이다.
수건만이 아니다.
모든 사물과의 접촉은 생명 감수성을 높인다.
그 느낌을 더 끌어올리려고
나는 종종 눈을 감고 물건을 만진다.
꽃병이나 커피잔도 좋고,
책이나 의자도 좋고,
안경이나 폴더폰도 좋다.
눈이 따라가지 못하는 물(物)의 세계가
손의 촉감을 통해서 나에게 온다.
그런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사람은
높은 연봉이나 대중적인 인기가 전혀 부럽지 않다.
갑자기 「베를린 천사의 시」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원제는 Der Himmel über Berlin이다.
인도 영화 「블랙」도 있다.
이제 송홧가루도 잠잠해졌으니
빨래를 햇볕에 말려야겠다.
늘 일상의 물품들에서 심연의 신비를 느끼시는 군요. 제가 잘 따라 가지 못하는 부분이어서 앞으로 많이 배우려고 합니다. 요즈음엔 약간 진전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